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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에서 영감 얻은 꿈의 단열재

생물 모방 기술을 바이오미메틱스(biomimetics)라고 부른다. 생물 조직이나 형상을 연구해 공학 기술화하는 것. 우엉가시 열매를 참고해 만든 벨크로나 도마뱀의 달라붙는 발을 참고해 만든 쉽게 떼어낼 수 있으면서도 접착력이 높은 테이프 같은 게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극한의 땅에서 살아가는 북극곰 머리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단열재가 있다. 보온성이 높으면서 방수나 신축성도 좋은 이 단열재는 건축이나 항공 우주 분야에 응용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과학기술대학 홍슈위(Shu-Hong Yu) 교수는 북극곰 털이 저온다습한 환경에서 열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최적화되어 있는 합성 단열재를 위한 뛰어난 모델이라고 말한다. 카본 에어로젤 관을 만들어 제품 수명 기간 중 거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유사한 신축성 소재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 머리와 달리 북극곰 머리에는 중공이 있다. 오랫동안 이런 구조는 북극곰의 특징적인 흰 색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또 뛰어난 열 보존 능력과 내수성, 신축성의 근원으로 단열재에 바람직한 특성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모방해 실용적인 크기로 만들기 위해 머리카락 1개분에 해당하는 수백만 그루의 중공 탄소튜브를 제작했다. 스파게티 같은 에어로젤 블록에 정리하고 다른 에어로젤과 단열재를 비교해보니 북극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중공관 디자인이 더 가볍고 열 흐름에도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방수와 신축성도 높으며 공학적 응용성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단열재를 cm 단위가 아니라 m 단위로 만들고 산업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탄소관 재료를 지금은 대량 생산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항공 우주 응용을 위해 더 큰 크기를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하는 것.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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