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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복붙의 아버지

래리 테슬러(Lawrence Gordon Tesler)는 복붙(Copy and paste)의 아버지다. 복사하기와 붙여넣기 기능을 만든 창조자인 것. 컴퓨터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써봤을 이 기능을 만든 그가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74세.

래리 테슬러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화려한 유명 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공적은 현대 컴퓨터에 큰 영향을 준 건 분명하다. 그는 194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했다. 졸업 이후에는 인공지능 연구도 했고 반전운동, IBM 같은 대기업의 독점 반대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1973년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소 PARC(Xerox Palo Alto Research Center)에서 근무를 시작해 1980년까지 다녔다. 요즘 컴퓨터는 GUI가 주류지만 당시 제록스 PARC는 마우스로 움직이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개발로 잘 알려졌다. 테슬러는 이곳에서 집시(Gypsy)라는 워드프로세서를 개발 중이었다. 이 때 지금은 널리 쓰이는 잘라내기, 복사하기와 붙여넣기 같은 용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제록스 PARC는 컴퓨터의 획기적 연구에 투자를 하지 않게 되자 그는 결국 애플컴퓨터로 이직했다. 그는 애플에서 1997년까지 근무하면서 애플넷(AppleNet) 부사장과 애플 수석 사이언티스트를 역임했다.

1997년 애플을 떠난 뒤 그는 스테이지캐스트 소프트웨어(Stagecast Software)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아이가 프로그래밍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지금까지보다 더 간단하고 사용하기 쉬운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했다. 2001년에는 아마존에 입사해 쇼펑 경험 관련 부사장을 역임했고 2005년 야후로 옮겨 사용자 경험과 디자인을, 2013년에는 유전자 검사 기업인 23앤미(23andMe)에 합류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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