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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지구온난화 예측한 대형 석유기업

올해 5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415ppm을 넘겼다.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 하지만 사실 미국 대형 석유 업체인 엑손모빌은 40년 전 화석연료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기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정확한 예측을 했지만 기업 이익을 위해 여론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는 캠페인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판명됐다고 한다.

이번 조사로 발견된 엑손모빌 내부 문서에 따르면 당시 엑손모빌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기후 변화에 대한 많은 지식을 확보했고 2020년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420ppm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엑손모빌은 1970년애부터 지구 온난화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연구팀을 꾸려 이산화탄소 샘플링과 엄격한 기후 모델 구축을 실시하고 있었다. 또 해양이 얼마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였고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1978년 제임스 블랙이라는 연구자는 화석연료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에 의해 기후 변화가 발생해 해수면 상승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예측된다고 엑손모빌 경영진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는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막으려면 1978년 시점 기준으로 남은 10년 안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엑손모빌은 이후에도 지구 온난화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1988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과학자인 제임스 헨슨(James Hansen)이 지구 온난화를 호소한 이후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의문을 제시하는 캠페인을 전개,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도전하는 로비 단체(Global Climate Coalition)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엑손모빌의 이 같은 시도는 미국과 중국, 인도 등 국가가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는 등 지구 온난화에 대한 국제적 노력을 늦추는 데 기여(?)하게 된다. 1978년 이미 지구 온난화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엑손모빌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씽크탱크에 거액의 자금을 제공하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퍼뜨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대중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책을 미뤄온 엄청난 비용에 대해 지금이라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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