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고속도로에 가선, 그러니까 전력공급용 전선을 적당한 높이에 설치해 전동 트럭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e고속도로(eHighway) 시스템 실현 일환으로 아우토반 일부 구간에서 시험 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테스트 주행은 늦은 밤이나 사용하지 않는 군용 비행장 같은 곳에서만 이뤄졌지만 일반 고속도로에서 실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e고속도로용 전동 트럭 상단에는 가선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전기 모터와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동한다. 이런 구조 덕에 가선이 없는 일반 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선 내장 배터리에 저장해둔 전력으로 배출가스 없이 주행하고 배터리가 끊기면 디젤 엔진으로 전환한다. e고속도로 시스템 개발은 독일 지멘스가 맡았다.
시험 주행은 프랑크푸르트와 다름슈타트를 잇는 5km 구간에서 이뤄진다. 운영을 맡은 헤센교통행정당국은 2022년까지 양방향으로 테스트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트럭에 전기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제동을 걸 때에는 잉여 전력을 피드백, 도로가 혼잡하거나 정체될 때에도 전력 낭비 없이 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테스트 기간 중에는 트럭 5대가 매일 가선이 처진 아우토반 위를 주행하게 된다. 이곳은 하루 평균 13만 5,000대에 이르는 차량이 통행하고 이 중 10%는 대형 트럭이다. 독일 환경부가 테스트에 투자하는 자금은 1,500만 유로에 달하는 만큼 범정부적 차원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독일 환경부에 따르면 테스트 결과에 따라 독일 내 1만 3,000km 구간에 걸친 아우토반 중 1,000km 구간에 가선 케이블을 설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일반 자동차보다 도로 인프라 의존도에 높은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을 위해선 정부가 솔선해 초기 투자를 부담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