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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탐지 기술로 멸종위기종 찾아나선다

먼 곳에 있는 별을 찾을 수 있다면 지구 상에 있는 동물도 찾을 수 있다? 리버풀 존무어대학 연구팀은 동남아시아 보르네오 숲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종인 보르네오 오랑우탄 조사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원래는 별을 탐지하는 데 이용하던 열적외선 측정 기술을 활용하고 잇다고 한다.

열적외선 측정 기술은 천체 물리학자 사이에선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활용되면서 발전해왔다. 최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Unifying Tropical Ecology Conference)에선 이 같은 열적외선 기술을 드론에 탑재해 어떻게 효율적으로 오랑우탄 수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학술지(Unmanned Vehicle Systems)에 게재된 바에 따르면 현장 연구에 참여한 생태학자 그룹과 드론 어느 쪽이 야생 오랑우탄을 잘 찾는지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드론에는 일반 카메라와 열적외선 카메라를 모두 탑재했다.

드론은 2018년 5월 10일부터 15일까지 28회 비행했다. 배터리 문제로 1회 비행시간은 10분이었지만 그래도 한 번에 1km2 이상 진도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드론은 오랑우탄 41마리를 찾았다. 반면 지상에서 조사를 한 연구팀이 발견한 건 28마리였다.

물론 기술이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점 아래에 숨어 있는 걸 발견하지 못하거나 이중 카운트 가능성도 있다. 또 열대 우림 특유의 무더위 탓에 동물 온도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없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드론 비행 시간은 17∼20시로 한정했다고 한다.

천체물리학 기술을 이용해 오랑우탄에 한정짓지 않고 지금은 거미 조사에 관한 논문도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마다가스카르 호수 지역에 서식하는 여우원숭이 조사에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래에는 10분 이상 비행하는 드론과 코끼리 등 더 많은 동물을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드론이 인간을 탐지할 수 있게 된다면 광활한 국립공원 출입금지 구역에 사람이 침입하면 활용할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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