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지난 2월 제미나이 2.0을 기반으로 과학 연구에 특화된 AI 어시스턴트인 AI 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를 발표했다. 생물학과 의학 분야의 프리프린트 서버(bioRxiv)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과학자가 10년 동안 도달한 세균 약물 내성에 관한 문제의 답에 AI 코-사이언티스트가 단 2일 만에 도달했다고 보고됐다.
약물 내성이란 감염성을 가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여러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획득하는 걸 가리키며 전 세계에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 대학 등 연구팀은 2050년까지 약물 내성균으로 인한 사망자가 3,9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병원체가 약물 내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세균에 약물 내성을 가져오는 cf-PICIs(capsid-forming phage-inducible chromosomal islands)’이라는 파지 이동성 유전 요소가 다양한 종류 세균에 감염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10년에 걸친 조사와 실험 결과 cf-PICIs는 일반 파지가 유전 물질을 세포에 주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꼬리를 갖지 않는 캡시드를 방출하고 다른 파지 꼬리와 상호작용해 다양한 세균에 감염한다는 게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2월 11일 bioRxiv에 게재된 비심사 논문에서 보고됐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구글 연구팀으로부터 AI 코-사이언티스트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의뢰받았다. 이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 전에 AI 코-사이언티스트에게 cf-PICIs가 어떻게 다른 세균종에 감염하느냐는 문제의 가설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연구팀이 AI에 제공한 보충 정보에는 파지 새틀라이트에 관한 배경 정보나 cf-PICIs에 관한 주요 논문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발견한 연구 내용에 대해서는 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결과 AI 코-사이언티스트는 단 2일 만에 5개 주요 가설을 제안했다 그 가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제시된 게 바로 연구팀이 10년 걸려 도달한 cf-PICIs는 광범위한 파지 꼬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세포종에 감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AI 답변에 놀란 연구팀은 구글에 이메일을 보내 AI 코-사이언티스트가 어떻게 연구 결과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당연히 구글은 AI 코-사이언티스트는 미발표 연구 결과에 접근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연구팀은 이는 자신들이 여러 해에 걸친 고된 과학적 연구를 통해 도달한 것과 완전히 동일한 가설을 알고리즘이 이용 가능한 증거를 살펴보고 가능성을 분석하고 질문을 던지고 실험을 계획해 짧은 시간 안에 제안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팀과 함께 AI 코-사이언티스트 테스트를 수행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AI가 이용 가능한 모든 증거를 통합하고 가장 중요한 질문과 실험 디자인으로 이끌어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 시스템이 기대대로 작동한다면 문제의 막다른 상황을 제거하고 놀라운 속도로 진보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AI에 의해 유망한 가설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이 필요한 점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구글 연구팀은 AI가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고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