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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000마리를…세계 최대 태양열 발전소 일부 시설 폐쇄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은 화석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할 수 있어 환경 친화적인 청정에너지인 반면 주변 자연과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다. 2014년 태양광을 집중시키는 특이한 유형 태양열 발전소로 건설된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Ivanpah Solar Power Plant)는 집약된 태양광으로 인해 새가 자연 발화해 죽는다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아왔지만 경영난에 빠져 건설 11년 만에 시설 일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미국 남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모하비 사막에 세계 최대 태양열 발전소로 2014년 건설됐다. 태양광 발전이 태양광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발전 방식인 데 비해 태양열 발전은 태양광을 집광해 얻은 열을 이용해 에너지로 변환하는 구조다.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높이 140m 발전탑 주위에 헬리오스탯이 10만대 이상 설치되어 있다. 헬리오스탯은 태양에서 오는 빛을 특정 방향으로 반사하는 장치이며 대량 헬리오스탯에서 발전탑에 있는 보일러로 태양에너지를 집중시켜 물을 끓여 증기터빈을 구동시킨다.

태양광을 모아 열을 만드는 구조상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운전 시작 당초부터 부지 내로 날아온 새가 발생한 열로 발화하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발전소 내를 나는 새는 스트리머라고 불리며 발전소를 개발한 브라이트소스 에너지 발표로는 연간 1,000마리, 환경보호단체 전문가 추정으로는 연간 2만 8,000마리가 반사된 태양광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며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국에 따르면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태양광을 반사해 모으기 때문에 매우 밝아 빛에 모이는 벌레를 끌어들인다. 벌레가 유인되면 벌레를 먹이로 하는 새를 끌어들이게 되어 발전소 전체가 거대한 덫처럼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패시픽 플라이웨이라고 불리는 철새의 주요 남북 이동 경로에 따른 지역에 위치해 있어 보호 대상종을 포함한 많은 새가 지나가는 루트라는 점도 문제시됐다. 조사 결과 어류야생동물국은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로 인해 사망하는 새의 수를 연간 6,000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야생동물에 대한 영향으로 인한 문제 뿐 아니라 더 저렴한 청정에너지와의 경쟁으로 인한 경영난에도 직면하고 있다.

프로젝트 최대 투자자인 NRG 에너지는 집광형 태양광 발전 기술 실증에는 성공했지만 청정에너지 생산에 있어서 자본 비용과 운영 비용이 훨씬 낮은 태양광 발전에 추월당했다고 성명에서 밝힌 뒤 2026년 초 발전 유닛 폐쇄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또 발전한 전력 3분의 2를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에서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던 퍼시픽가스앤일렉트릭컴퍼니(PG&E)는 2025년 1월 17일 PG&E는 고객 비용 절감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사업 모든 측면을 평가하고 있다. 이 노력에는 청정에너지 전반에 걸친 전력 구매 계약의 재검토가 포함되며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가 한 예다. 현 시점에서 계약을 종료해 2039년까지 계약을 유지할 경우의 비용과 비교해 고객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2039년까지 예정되어 있던 전력 구매 종료를 발표했다.

한 미국 자연보호단체 관계자는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재정적 낭비이자 환경 재앙이었다며 이 프로젝트로 인해 새 수천 마리와 거북이가 죽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손길이 닿지 않은 사막을 개척해 많은 희귀 식물종이 파괴됐다면서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재생에너지가 모두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 발전 유닛은 3개지만 PG&E와의 계약 해지로 인해 2개 유닛이 폐쇄될 전망이다.

보도에선 건물 유리에 충돌해 매년 새 6억 마리가 사망하고 있다는 의견이나 전선에 감전되거나 차에 치이는 새의 수가 훨씬 많다는 의견에서 연간 6,000마리에 이르는 새를 죽이니까 태양열 발전은 안 된다는 환경보호단체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네바다주에 건설된 크레센트 듄스라는 태양열 발전소는 열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헬리오스탯을 항상 가동시킬 필요가 없어 새가 지나가다 타 죽는 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되어 있어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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