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와 차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비만과 당뇨병 위험이 낮고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 후 생존율이 높은 것 등 전 세계에서 친숙한 이런 음료가 건강 면에서 다양한 긍정적 영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롭게 커피와 차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구강암이나 후두암 등 두경부암 위험이 낮은 것이 확인됐다.
미국 유타대학 헌츠먼 암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두경부암은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암으로 2020년에만 74만 5,000명에 이르는 신규 환자와 사망자 36만 4,000명이 보고됐다고 한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감소 추세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유행을 배경으로 중인두암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미국암학회 학술지(Cancer)에 발표한 연구에서 연구팀은 유럽과 남미에서 실시된 14건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 조사는 참가자에게 커피와 차 소비 패턴을 묻는 설문을 실시한 것으로 9건에는 카페인 없는 커피에 관한 질문도 포함됐다. 차는 홍차인지, 녹차인지, 우롱차인지 등 구체적인 종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사 대상 지역은 모두 홍차가 많이 소비되는 지역이었다고 연구팀은 기록했다.
연구팀이 데이터에 포함된 두경부암 환자 9,548명과 대조군 참가자 1만 5,783명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면 두경부암 전체 위험이 17%, 구강암 위험은 30%, 중인두암 위험은 22%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섭취량이 3~4잔일 경우 하인두암 위험이 41% 낮아졌다. 카페인 없는 커피의 경우 구강암 위험과 역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하루 평균 섭취량 0~1잔인 사람은 구강암 위험이 34% 낮았다고 한다.
한편 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하인두암 위험이 29%, 그 중에서도 하루 섭취량이 0~1잔인 사람은 두경부암 위험이 9%, 하인두암 위험이 2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커피와 차의 섭취와 암 위험 감소에 관한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카페인 없는 커피에서도 어떤 좋은 영향이 있었다는 관찰을 포함해 두경부암 다양한 부위에 대한 다양한 효과가 강조됐다고 말했다.
카페인 없는 커피에서도 일정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연구팀은 카페인 이외의 생리활성 화합물, 그 중에서도 폴리페놀이 커피와 차 항암 작용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또 과거 연구에서는 녹차와 구강암 위험 사이에 역상관관계가 나타난 것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하루 1잔 이상 차를 마시면 인두암 위험이 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는 녹차를 많이 마시는 아시아 데이터가 중심이었던 반면 전술한 바와 같이 이번 연구 대상이 된 지역에서는 홍차를 많이 마시고 있어 연구팀은 홍차는 산화되어 있어 카테킨 농도가 낮고 녹차보다 항산화 작용이 낮다는 점과 차에 포함된 테오필린이 위식도 역류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런 조사 결과는 커피나 차를 마시는 사람은 두경부암 위험이 낮아진다는 걸 뒷받침한다고 결론 지었다. 또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런던대학 킹스 칼리지 영양학자 톰 샌더스는 커피나 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음주나 흡연과 같은 다른 유해한 행동을 피할 가능성이 높은 등 이유로 암 위험이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