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인간 머리카락 200분의 1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가는 스파게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연구팀이 나노파스타라고 부르는 이 스파게티는 식품이 아니라 새로운 섬유로 개발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전분 나노섬유가 생체 재료와 환경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망한 재료로 주목받고 있지만 추출 및 정제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수자원, 환경에 부담을 주는 화학물질을 소비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환경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나노섬유를 만들 방법을 모색했다.
연구팀은 32℃에서 데운 개미산에 17중량 퍼센트 밀가루를 녹이고 4시간 동안 가열했다. 이 과정에서 밀가루 내 전분이 풀어지고, 전분 수산기가 개미산 에스테르로 변화한다. 이후 1시간 냉각해 전기방사에 적합한 점도를 가진 용액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용액에서 평균 직경 372나노미터인 나노파스타를 제조할 수 있었다.
나노파스타는 접촉각이 53도로 물과의 친화성이 높은 게 특징. 실험에서 나노파스타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단 몇 초 만에 흡수됐다고 한다.
기존에는 전분 나노섬유를 제조하기 위해 대량 물과 전기, 여러 화학물질을 이용한 처리가 필요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방법은 밀가루를 직접 사용해 그런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그러니까 더 환경 친화적인 제조 방법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나노파스타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제조 공정이 특징이다. 밀가루와 개미산만을 사용하고 온도와 시간을 관리하는 비교적 간단한 공정으로 나노섬유를 제작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이는 제조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생체적합성과 생분해성을 지니고 적당한 친수성을 보이는 이 재료는 상처 치유와 약물 전달 등 의료용 재료부터 여과막, 전극 같은 환경 기술까지 폭넓은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팀은 과제로 방사 과정에서의 불안정성과 섬유의 품질 불균일성, 원료인 밀가루 입자 크기 불균일성에 따른 영향, 장치 막힘 문제 등을 언급했다. 또 산업 규모 생산을 위해서는 공정 최적화와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개미산 사용에 대한 안전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평가와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과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낸다면 나노파스타는 환경 친화적이고 새로운 나노 재료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