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샤오미가 퀄컴과 미디어텍 같은 칩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자 설계 모바일 프로세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샤오미 내부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샤오미가 2025년 자체 설계 모바일 칩 대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것. 2025년이라는 시점에 대해 보도에선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중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는 하이테크 기업 대열에 합류하는 걸 고려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중국 기업에게 반복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샤오미 모바일 칩 자체 개발은 이런 움직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샤오미는 2024년 전기자동차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따라서 2025년 반도체 분야에 진출한다면 회사는 또 다른 최첨단 분야로 발을 들여놓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참고로 샤오미는 퀄컴과 긴밀한 파트너이며 퀄컴 모바일 칩인 스냅드래곤 최신 모델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출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실제로 최신 스마트폰인 샤오미 15 시리즈는 퀄컴이 2024년 10월 발표한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보도에선 스마트폰용 칩 분야에서 돌파구를 여는 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텔과 엔비디아처럼 PC용 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제조업체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오포는 모바일용 반도체 제조 분야 경쟁에서 패배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조차도 퀄컴 칩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 한정 모델과 저가 기기에서만 자체 엑시노스 칩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오랫동안 자체 설계 칩을 아이폰에 탑재해 왔으며 이 정책을 맥과 아이패드에도 애플 실리콘 형태로 확장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구글이 2021년에 발표한 픽셀 6부터 자체 설계 모바일 칩인 텐서로 전환했다.
참고로 텐서는 초대부터 4세대까지 삼성전자 엑시노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2025년 등장할 5세대 텐서 G5는 엑시노스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한 자체 설계가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새로운 텐서 G5 제조는 TSMC가 담당할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
보도에선 샤오미에게 사내에서 모바일 칩을 자체 설계하는 건 더 경쟁력 있는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는 것 이상으로 스마트하고 우수한 커넥티드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참고로 샤오미의 자동차 제조 분야 진출은 회사가 첫 번째 트럼프 정부 제재 조치에 직면했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언급했다. 참고로 샤오미는 제재 조치가 부과된 뒤 4개월 만에 미국 정부와 화해하고 이를 해제받았다.
샤오미 레이 쥔 회장은 지난 10월 진행된 이벤트에서 연구개발 비용을 2024년 240억 위안에서 2025년에는 300억 위안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거액의 연구개발 비용이 AI, OS,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샤오미는 2017년 발표한 Mi 5C용 미들레인지 자체 개발 SoC(Surge S1)를 발표했지만 퀄컴, 미디어텍과의 경쟁으로 인해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Surge S2를 개발하고 있었지만 생산 지연과 기술적 장애로 인해 Surge S2 개발은 2020년 중단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