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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대회 우승한 AI 화가, 美 저작권국 고소

지난 2022년 8월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열린 미술 대회에서 이미지 생성 AI인 미드저니(Midjourney)가 출력한 그림이 우승해 인간 아티스트로부터 비판을 받는 소동이 있었다. 이 사건 중심에 있던 작품 저작권 등록을 당국이 거부한 것에 대해 작품을 AI에게 생성시킨 아티스트가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 저작권 당국과 사법부는 일관되게 저작권이 인정되는 건 인간이 만든 것뿐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2023년 8월에는 AI가 생성한 작품이 저작권으로 보호될 가능성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과거에는 생성 AI를 활용해 만들어진 만화 작가가 저작권을 취득한 적이 있지만 저작권이 인정된 건 서술이나 시각적 요소 배치 그러니까 만화 칸 나누기나 구성, 스토리와 같은 그림 이외 부분뿐이었다.

AI는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는 견해가 강해지는 가운데 AI와 저작권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 건 합성 미디어 아티스트인 제이슨 앨런이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를 통해 제작한 작품인 우주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이다. 2022년 8월 열린 제150회 콜로라도 주 품평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앨런은 작품 저작권을 등록하려 했지만 미국 저작권국은 신청을 거부했다.

저작권 신청을 거부당한 앨런은 2024년 9월 저작권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콜로라도 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재판 자료에서 앨런은 심사관이 편견을 갖고 있으며 대중의 반발 등 부적절한 요인을 고려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국은 신청을 거부할 때 앨런이 AI 도구가 앨런의 프롬프트를 어떻게 분석, 해석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제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으며 앨런은 이게 오류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저작권국은 앨런이 미드저니를 무작위 출력 엔진으로서가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창조적 이미지 그러니까 창조적 의지(creative intention)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AI 자체가 저작권의 주체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쟁점으로 삼아 패소한 과거 판례와는 달리 앨런은 어디까지나 AI는 카메라나 포토샵과 같은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인정한 뒤 그런 AI 도구를 사용해 인간이 만든 건 인간의 저작물로서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앨런은 자신의 작품 저작권이 부정되어 AI 아트 권리가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혼란이 생겼으며 AI 기술이 급속히 사회에 침투하는 가운데 AI 도구를 사용한 작품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게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비영리단체 전자프론티어재단(EFF) 변호사는 실제 문제로서 최종적인 이미지가 AI 시스템에 의해 생성된 경우 그건 인간 저작물이 아니므로 저작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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