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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8억명 오는데…로블록스가 적자인 이유

로블록스(Roblox)는 일일 평균 활성 사용자 수가 8,0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억 8,000만 명을 넘는다는 온라인 게임이다.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가진 로블록스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문제를 안고 있을까.

로블록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 3억 8,000만 명 이상이라는 수치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 2배, 플레이스테이션 3배, 닌텐도스위치 3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한다. 또 엑스박스의 경우 지난 10년간 엑스박스 게임 콘솔을 구매한 사람 5배에 해당한다. 여러 플랫폼 가정용 게임기를 소유하고 있는 게이머를 고려하면 로블록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스위치, 엑스박스와 같은 게임기로 즐기는 게이머 전체 수를 상회할 가능성마저 있다.

마인크래프트나 포트나이트 같은 인기 게임도 게임기에 버금가는 활성 사용자 수를 자랑하지만 로블록스는 그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사용자 기반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게임 이외와 비교하면 로블록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스포티파이 3분의 2, 스냅 절반 정도라고 한다. 이는 2015년 4분기 경 인스타그램, 2009년 3분기 경 페이스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플레이어는 매월 60억 시간이나 로블록스를 플레이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로블록스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참고로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로블록스는 게임 장르에서 가장 많이 시청되는 타이틀 TOP5에 들 정도로 인기가 있다. 디즈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월간 총 재생 시간은 31억 시간이지만 이는 로블록스 관련 콘텐츠 총 재생 시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니 로블록스가 얼마나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로블록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한 게임 타이틀이기는 하지만 종식 후에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크게 다르다. 줌이나 쇼피파이, 페로톤 등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춰 급성장했지만 종식 후 수익이 떨어졌다. 게임 업계에서도 같은 징후가 보였지만 로블록스는 팬데믹 종식 뒤에도 꾸준히 사용자 수를 늘렸다.

미국과 캐나다 로블록스 플레이어는 팬데믹 이후 250% 증가했지만 전체 사용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팬데믹 전이 35%였던 것에 비해 팬데믹 뒤에는 22%까지 감소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APAC) 플레이어 수가 650%, 북미·유럽·APAC을 제외한 지역 플레이어 수가 750%나 급증했기 때문. 이는 로블록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블록스는 팬데믹 전에는 북미 지역 등 고소득 시장 사용자 비율이 많았지만 그 외 지역에서 사용자 수를 늘리면서 개발도상 시장 사용자 비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로블록스 매출이 감소한 건 아니다. 오히려 팬데믹 전후를 비교해도 활성 사용자 지출은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런 데이터를 보면 로블록스가 얼마나 인기 있는 게임인지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로블록스는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로블록스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점에서는 분기 매출이 5억 800만 달러로 이익률은 -13%였다. 하지만 2024년 시점에서는 매출이 6.2배인 32억 달러로 이익률은 -38%까지 늘어났다.

원인 중 하나가 비용이다. 로블록스의 매출, 비용, 이익을 보면 매출 이상 비용이 들고 있어 그 결과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난 12개월 동안 100달러 매출에 대해 평균 138달러 비용이 들고 있다.

이 비용 대부분은 로블록스 관리 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들이다. 매출 평균 23%가 앱스토어 등 배포 플랫폼 수수료로 지불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배포 플랫폼은 매출 30%를 수수료로 징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이 23%인 이유는 로블록스 PC 버전은 제3자 배포 플랫폼을 통하지 않아 신용카드 수수료 외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 또 매출 26%는 로블록스 사용자 생성 콘텐츠 개발자에게 보상으로 지급되고 있다.

인프라 및 사용자 안전·안심을 지키기 위한 설비 투자는 로블록스를 운영하는 데 드는 고정 비용 같은 것으로 사용자가 지출을 늘려도 증가하는 비용은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매출을 늘리면 설비 투자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줄일 수도 있다. 다만 매출을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플레이 시간 증가이기 때문에 이미 방대한 사용자 기반과 플레이 시간을 가지고 있는 로블록스로서는 개선이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연구 개발 비용은 로블록스 미래를 위한 투자 같은 것이지만 매출 44%에 해당한다고 한다. 금액으로는 15억 달러 상당으로 여러 게임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고 차세대 게임기 개발도 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도 연구 개발비가 22억 달러인 걸 고려하면 너무 높은 금액이다. 참고로 대부분의 대형 기술 기업 연구 개발비는 매출 6~12%다.

한편 로블록스가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앱스토어에 대한 수수료 지불을 줄이거나 로블록스 내 광고 기능을 확충하는 것 등이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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