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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남극에 생물다양성 보호 위한 냉동 보관소를?

지구에서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지 파괴, 사냥이나 외래종의 위협, 오염이나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과학자는 그런 위험이 적고 온도가 안정적인 달 남극을 이용해 동물 세포를 냉동 보존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 보전생물학 연구팀은 과학 저널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 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미래 우주 탐사와 행성 테라포밍을 지원하기 위한 살아있는 냉동 보존 샘플을 장기 보관하기 위한 달 표면 바이오 리포지토리를 제안했다. 프로젝트 시작점으로 먼저 동물 피부 샘플을 달 표면에서 냉동 보존해 지구상에서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는 생물 세포 샘플을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냉동 보존 기술은 세포를 냉동한 채로 수백 년 동안 살아있게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으로 많은 연구자가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 대학교 딜리만 캠퍼스 게놈 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냉동 보존된 세포를 해동해 DNA와 완전한 세포, 그리고 기능하는 생물 전체를 회수한 성공 사례가 제시됐다.

세포 조직 샘플을 안정적으로 냉동 보존하기 위한 저온 저장고로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 앰브로즈 모넬 크라이오 컬렉션 등이 있지만 전문가는 이런 바이오 리포지토리는 모두 집중적인 인적 관리, 전력, 액체 질소 등 지속적인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지정학적 재난 영향을 받기 쉽다며 오늘날 많은 냉동 컬렉션이 도시 중심부에 보관되어 있어 불안정화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달 남극이라 불리는 달 남위 80도에서 90도 지역에는 일정한 태양광이 내부에 도달하지 않는 지역이 있으며 이 지역은 연중 섭씨 영하 196도 이하로 유지된다. 이 온도는 세포와 분자 활동을 완전히 정지시키기에 충분한 저온이기 때문에 극한 환경을 자연 그대로 이용해 인공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냉동 보존고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협력해 진행 중인 아르테미스 계획에서도 달 남극이 주목받고 있다. 나사가 공개한 아르테미스 계획 착륙 예정 지역에서는 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달 남극 중에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10개 포인트가 착륙 예정 지점으로 지정되어 있다.

달의 기온은 세포 냉동 보존에 적합하지만 실제로 달 남극에 저온 저장고를 건설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5가지 있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는 포장 문제로 저온 뿐 아니라 다양한 극한 상황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견고한 포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극한 상황 중에는 특히 방사선 문제가 있어 지구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 방사선에 노출되는 달 표면에서는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항산화 물질이나 물리적 장벽 등을 철저히 정비해야 한다.

셋째 세포 샘플을 달 남극에서 태양광이 닿지 않는 곳에 냉동 보존해도 로켓이 착륙하는 곳은 빛이 닿는 곳이기 때문에 착륙 장소에서 보존 장소까지 온도를 유지한 채 이동하는 탐사차가 필요하다.

넷째 문제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예상된다. 달 남극에 있는 영구 그림자 지역에는 귀중한 달의 얼음이 있다고 여겨진다. 달의 얼음은 로켓 연료 제조에도 도움이 되는 자원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영구 그림자 지역은 다양한 국가로부터 평가받고 있는 인기 있는 지역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관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자는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달은 지구 6분의 1의 중력밖에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런 저중력에 노출됐을 때 세포 샘플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점이 있다.

이상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달 표면에 세포 샘플을 냉동 보존하는 아이디어는 전력이 필요 없고 환경이나 사회의 혼란에 대해 취약하지 않다는 점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라는 설명이다. 처음에 보존을 목표로 하는 종으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이나 꽃가루를 매개하는 종, 문화적으로 중요한 종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연구자는 산업과 다양한 과학 연구 거점으로 달 표면 탐사 시설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구 생명을 지키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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