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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이 달 배송 서비스 시작하는 시대

지닌 1월 8일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50년 만에 달로 돌아가기 위해 무인 달 착륙선인 페레그린을 쌓은 로켓 벌컨이 발사됐다. 이번에는 실패로 끝나버렸지만 그래도 걸린 비용은 1억 800만 달러. 더구나 네이티브아메리칸 나바호족이 이 발사 계획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페레그린 적재에는 나사 머신 외에 민간 기업 우주장례 캡슐도 탑재되어 있었다. 이 캡슐에는 200인분 이상 유골과 DNA에 들어가 있어 SF 작가 아서C 클라크 DNA나 미국 역대 대통령 DNA 샘플을 포함한 모발이 포함되어 있었다. 달을 신성한 것으로 숭배하는 나바호족은 인간 시신을 달에 남기는 건 모독이라며 격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미션은 실패해 18일 대기권에 돌입해 불타버렸기 때문에 유골은 달에 갈 수 없게 된 결말이 됐다.

이렇게 이번 발사에선 상업 파트너십을 통해 돈을 지불하면 개인 고객도 자신의 추억을 달에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우주 탐사가 점점 상업화되고 있는 가운데 좋아하는 걸 달에 보낼 수 있게 되는 한편 윤리적, 법적으로는 어떠냐는 문제가 나온다.

미국 아스트로보틱테크놀러지가 개발한 페레그린은 소형차 정도 크기 달 탐사기, 페레그린이 탑재한 벌컨이 발사 직후 페레그린 연료 누출 문제가 발발해 실패로 끝났다. 탑재되어 있는 지구로부터 달에 보낼 수 있는 캔은 아스트로보틱테크놀러지와 국제하물기업 DHL 파트너십에 의한 것이었다. 달에 배달하는 크기는 25×25mm 패키지로 가격은 500달러 이상. 사이즈 외에도 내용물 제한도 있었다.

지난 2007년 설립되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아스트로보틱테크놀러지는 나사가 과학과 기술을 달에 전달하는 걸 지원하는 상업 달 표면 탑재 서비스 기업이다. 페레그린에는 6개국 과학기기도 탑재되어 있었다.

우주에 유골을 보내는 게 아스트로보틱테크놀러지에 한정된 건 아니다. 미국 기업 셀레스티스(Celestis)와 엘리시움스파(Elysium Spa)도 이 서비스를 수천 달러로 제공하고 있다. 유골을 보내는 비용은 1만 3,000달러 정도다. 미국에서 발사된 상업 탑재물에는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만일 페레그린 달 표면 착륙이 성공했다면 첫 상업적 달 장례가 될 것이다. 지금은 아직 상업적 달 장례가 되지 않지만 달에 유골을 보내는 일은 과거에도 이뤄지고 있다. 세계에서 단 1명이지만 달에 매장된 인물이 존재하고 있다.

20년 전 나사는 루나프로스펙터(Lunar Prospector)에 천문학자 유진 슈메이커 유해 일부를 탑재해 달에 옮겼다. 당시 나바호족으로부터 항의가 있었기 때문에 나사는 미래에 달에 유해를 가져갈 일이 있으면 나바호족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나사는 회견에서 페레그린에 탑재된 것에 관해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다고 밝히며 상업 기업과 국제우주법 사이 격차를 강조했다.

또 다른 문제는 국가별 규칙에서 인간 유골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고 취급, 운송할지다. 또 이 규칙이 우주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느냐다. 예를 들어 독일에선 유골은 묘지에 매장되어야 한다. 우주 민영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윤리적, 법적 문제도 복잡해지고 있다. 우주조약에선 우주를 전인류 영역으로 선언하고 국가 점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사기업이나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선 언급되어 있지 않다.

아르테미스협정에선 32개국이 서명하고 역사적 중요성을 가진 달 보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보호는 정부에만 적용되며 상업적 임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달이나 다른 천체는 누구의 재산도 아니므로 매장권이나 기타 권리를 부여할 수 없다.

아르테미스 협정에선 각국에 우주 활동을 승인하고 감독하는 게 요구되며 다른 국가 이익에 대한 적절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 등에선 국익에 맞지 않는 페이로드를 거부하기 위한 우주법이 존재한다. 다른 국가에서도 지금까지 정부가 하던 영역에 상업 비즈니스가 진출하는 걸 재고하고 조례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지구 궤도에는 이미 인공위성이 가득 차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달과 화성, 타이탄, 금성 등에 우주 탐사기를 보냈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는 달 표면에 첫 인간 발자취를 남겼고 아폴로16호 우주비행사는 가족 사진을 달에 남겼다.

하지만 자신의 머리와 애완견 유골을 달에 보내는 건 문화적 또는 역사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문제는 앞으로 우주로 나갈 때 어디까지 선을 그어야 할지가 중요할 수 있다. 유골을 달에 가져가는 상업 활동을 지원하는 법적, 윤리적 문제 또 미래에는 소행성 채굴과 우주 식민지화 등 세계가 규칙이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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