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도 우주 개발은 계속된다

2023년은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인도나 중국 등 전 세계 각국이 우주 개발 다양한 분야에서 약진한 한 해였다. 2024년에도 화성 위성 미션이나 민간 기업 달착륙선, 금성과 목성 탐사기, 재활용 가능한 중량물 발사 로켓 테스트 등 우주 분야에선 온갖 이벤트가 벌어질 예정이다.

2024년 우주 탐사 주역은 역시 달이다. 올해는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에 의한 전례 없는 미션이 계획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진행하는 유인 달 주회 미션인 아르테미스2 이전에도 무인 미션이 진행된다.

인튜이티브머신스(Intuitive Machines) 첫 미션인 IM-1은 올해 2월 이후 발사를 예정하고 있으며 달 착륙기 노바-C(Nova-C)를 달 남극 지방과 가까운 크레이터에 착륙시킨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미션이 상용 페이로드에 더해 나사 페이로드도 수송하는 민간이 개발한 달 착륙기라는 것. 나사 페이로드를 탑재하는 건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일환이다.

노바-C는 이글캠 그러니까 강하 중 달 착륙기에서 분리해 노바-C가 지표에 도달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장치 같은 다른 고객 페이로드와 함께 나사가 위탁한 관측 장비 5개를 운반한다. 이 착륙기는 지구 시간으로 14일간 가동 예정. 이 기간 중 충분한 조사와 데이터 수집을 진행하게 된다.

미국 기업인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올해 3차례 달 미션을 발사할 예정이며 모두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으로 우주로 보내진다. 2번째 미션인 IM-2는 2024년 중반 발사될 전망이다. 이 미션 목적은 달 착륙기 노바-C를 달 남극 지방에 위치한 크레이터에 내려 현지 조달 가능한 자원 활용 기술을 실증해 트라이던트(TRIDENT)라고 불리는 달 레고리스(regolith)와 얼음을 드릴링 머신으로 뚫어 휘발성 물질을 측정한다.

그 밖에도 질량분석계나 노키아 4G 인터넷 실험을 위한 장치, 암호화폐 지갑 암호화키가 새겨진 달 로버를 전달한다. 또 달 주회 궤도로부터 물을 검출, 맵핑, 연구하는 나사 주회기인 루나 트레일블레이저(Lunar trailblazer)도 시너지를 위해 발사된다.

인튜이티브머신스 3번째 미션인 IM-3은 2024년 중반 발사 예정이다. 달 표면 로버인 루나 버텍스(Lunar Vertex)를 포함한 나사 페이로드 4개와 복수 2차 페이로드를 전달해 과학 조사를 실시, 미래 달 탐사를 위해 첨단 기술을 실증하게 된다.

또 다른 민간 우주 기업인 애스트로보틱(Astrobotic)도 페레그린 미션1(Peregrine Mission 1. TO2-AB)를 통해 올 초 민간 달 착륙기를 달 표면에 보낼 예정이다. 이 미션은 1월 8일 달 착륙기 페레그린을 ULA 벌컨 센틀 로켓에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32일 뒤에는 달 착륙에 도전한다.

페레그린은 나사 CLPS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미국 기업인 애스트로보틱이 제작한 달 착륙기다. 이 탐사기 페이로드에는 정확한 거리 측정을 위한 레이저 레트로 리플렉터 어레이와 레고리스 조성 분석을 위한 중성자 분광계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일반 우주 개발 기구인 JAXA도 탐사기인 SLIM을 1월 20일 달 표면 연착륙시키는데 도전한다. XRISM과 함께 지난해 9월 7일 발사된 SLIM은 달 탐사에서 목적지 100m 이내 핀포인트 착륙을 하도록 설계했다. 성공하면 일본은 사상 5번째 달 착륙 성공 국가에 이름을 올린다.

애스트로보틱은 달 착륙기 페레그린 외에도 그리핀 미션1(Griffin Mission 1)이라는 연내 2번째 달 미션도 계획 중이다. 11월 스페이스X 팔콘헤비 로켓으로 발사 예정인 이 미션은 CLPS 일환으로 나사 달 탐사차인 바이퍼(VIPER)를 자사 달 착륙기인 그리핀에 싣고 달 남극 지역에 내려가려 한다.

바이퍼는 골프 카트 정도 크기로 100일 가량에 걸쳐 탐사를 진행하고 얼음 모양 물과 다른 휘발 물질 조사를 위해 드릴과 질량 분석기를 이용해 레고리스를 분석한다. 이 임무 목적은 달 내 물 분포와 미래 탐사를 위해 잠재적 자원 활용을 이해하는 것. 태양광 패널과 X밴드 통신을 탑재한 바이퍼는 16∼24km 거리를 이동해 가혹한 달 환경을 위한 기술 실증도 실시한다.

다음은 중국. 2024년 5월 발사 예정인 중국 창어6호(嫦娥6号) 미션 목적은 사상 처음으로 달 뒤편으로부터 샘플을 모으려 한다. 지상과의 교신에는 중계 통신 위성을 이용하며 착륙과 샘플 채취를 위한 굴삭 등 복잡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 뿐 아니라 라돈 가스 방출을 조사하는 프랑스 관측기기인 DORN, 달 표면 음이온을 검출하는 스웨덴 NILS, 파키스탄 큐브샛 ICUBE-Q 등 글로벌 페이로드도 운반한다. 장정5호 로켓을 이용해 발사하는 이 미션은 중국 첫 달 샘플 회수 미션 성공에 이은 것이다.

이어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 블루 고스트 미션1(Blue Ghost Mission 1)은 2024년 후반 발사 예정이다. CLPS 구상 일환으로 나사 페이로드 10개를 포함한다. 이 기업이 만든 달 착륙선인 블루 고스트는 팔콘9로 발사되어 달 레고리스와 달 고유 물리학적 특성을 조사한다.

이 미션 목적은 레고리스 샘플 채취나 달 분진 경감 실증으로 달 연구를 진전시켜 미래 유인 미션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우주 날씨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식도 제공한다.

달로 향하는 게 탐사기만 있는 건 아니다. 아르테미스2 임무는 11월 실시 예정. 나사 메가 로켓인 SLS를 처음으로 발사하며 무인 우주선 오리온을 달 주회 궤도로 보낸 2022년 아르테미스1호에 이은 미션을 수행한다.

아르테미스2호에는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할 예정. 이 미션에서 인류는 아폴로 시대 이후 처음으로 달 환경을 여행하게 되며 유인 달 표면 착륙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3호 준비를 한다. 아르테미스2호를 예정대로 발사하려면 SLS 로켓을 완전히 조립, 점검을 마쳐야 한다. 나사는 아르테미스1 미션 마지막에서 대기권 재돌입 중 오리온 히트실드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져 버린 원인을 조사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 민간 우주 기업인 아이스페이스(ispace)이 2024년 겨울 예정하고 있는 하쿠토-R미션2는 달 표면 착륙 재도전. 지난해 4월 연착륙을 시도했다가 달 표면에 충돌해 실패로 끝난 미션1에 이은 것이다. 이번 미션 주요 목표는 가혹한 달 환경에 견딜 수 있게 만든 마이크로 로버를 전개하는 것이다. 이 로버는 HD 카메라를 탑재하고 달 레고리스를 채취해 아르테미스 계획 일환으로 나사에 양도하는 것이다.

미션2는 미션1 착륙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선과 착륙 시뮬레이션 범위 확대, 센서 필드 시험 추가 실시를 진행했다. 과학 관측 장비 5개를 페이로드로 수송할 예정이며 팔콘9 로켓을 이용한다.

달 탐사 뿐 아니라 인류를 우주로 데려가는 로켓, 우주선도 진보를 거듭할 예정이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시에라스페이스(Sierra Space)가 개발 중인 스페이스 셔틀을 닮은 우주선 드림체이서가 올해 드디어 비행에 나설지 모른다. 드림체이서는 로켓에 실려 발사되지만 착륙은 기존 활주로를 이용하게 된다. 드림체이서는 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운송하는데 사용되지만 인공위성 배치와 과학 조사 같은 다른 임무에 대한 잠재력도 갖고 있다. 현재 나사 최종 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순조롭다면 드림체이서는 4월 ULA 벌컨 센틀 로켓 2번째 비행을 통해 ISS 무인 미션으로 발사된다.

또 보잉이 개발하는 캡슐형 우주선인 CST-스타라이너(CST-Starliner) 역시 실제 승무원을 태운 비행을 4월 계획하고 있다. 목적은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스타라이너 우주선을 ISS로 보내 테스트를 하는 것. 스타라이너 운용 능력을 실증해 미래 유인 궤도 미션을 위한 적합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미션은 ULA 아틀라스V 로켓을 이용하며 ISS에는 8일간 도킹할 예정이다.

유럽이 개발하는 차세대 로켓인 아리안6 첫 발사는 6월 15일부터 7월 31일 사이를 예정하고 있다. 이전 아리안5 로켓 은퇴로 이제 아리안6 2가지 파생형은 유럽 우주 개발에 대한 야망을 반영한 것으로 우주에 대한 독자적 접근을 유지하는데 필수적 존재가 될 전망이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Blue Origin)이 개발한 뉴글렌 로켓도 이르면 8월 지구 궤도 비행에 나선다. 이 로켓이 블루오리진 측에 중요한 이유는 비즈니스 확대에 있다. 뉴글렌을 대형 페이로드를 궤도로 보낼 수 있는 대중량 발사 로켓이기 때문에 블루오리진은 경쟁이 심한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입해 스페이스X 등과 경쟁할 수 있다.

인도 유인 우주 비행 미션인 가간얀’(Gaganyaan)은 2024년 몇 가지 이정표 달성에 도전한다. 인도우주연구기관 ISRO가 운용하는 이 미션은 연내 적어도 2개가 예정되어 있다. 첫 번째는 탈출 시뮬레이션 절차에 초점을 맞춘 테스트 비행, 2번째 테스트 비행은 고고도에서의 시스템 검증을 위해 여성형 휴머노이드 로봇인 비욤미트라(Vyommitra)를 실어 진행한다. 이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클라이맥스 격인 인도 첫 유인 우주 비행이 2024년 말 혹은 2025년 실시될지도 모른다.

인도 민간 우주 스타트업으로 하이데라바드에 거점을 둔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Skyroot Aerospace)가 개발한 바이크람-1(Vikram-I) 로켓 첫 비행 역시 인도 우주 산업에선 큰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이 로켓은 탄소섬유 구조와 3D 프린팅 액체 엔진을 갖췄다. 바이크람-1은 지구 저궤도에 300kg 페이로드를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다단식 로켓으로 ISRO 로켓인 SSLV에 도전하고 있다. 미션 자체는 인도 민간 우주 탐사가 빠르게 발전한다는 걸 보여준다.

다음은 심우주 탐사다. 2024년에도 태양계 내 행성과 위성에 대한 수많은 미션이 예정되어 있다. 먼저 올해 뉴글렌 로켓이 발사될 때 화성 자기권을 연구하는 미션을 위한 쌍둥이 탐사기를 수송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페이드(EscaPADE)라는 명칭으로 나사 행성 탐사를 위한 임무인 SIMPLEx(Small Innovative Missions for Planetary Exploration) 프로그램 중 하나다. 궤도 탐사는 화성 대기 소산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럽우주기관 ESA가 주도하는 JUICE(The Jupiter Icy Moons Explorer) 미션은 2024년 8월 지구-달 플라이바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력 어시스트 효과를 극대화하는 필수적 절차로 JUICE가 미션을 위한 바른 궤도와 속도, 방향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ESA 베피콜롬보(BepiColombo)는 9월 5일 수성을 자세하게 탐사하는 미션에서 중요한 4번째 수성 플라이바이를 실시한다. 이 플라이바이를 통해 탐사기는 궤도를 조정하고 유익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이 행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하게 된다.

10월에는 팔콘헤비가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인 나사 탐사기인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는 목성 위성인 유로파에 대한 잠재적인 생명 징후를 조사한다. 유로파가 흥미로운 이유는 얼음 지각 아래에 생명에 적합한 내부 바다가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 이 탐사기는 격렬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2030년 목성 주회 궤도에 들어간다. 이 진로를 통해 탐사기는 유로파 가까이를 반복 통과해 위성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를 모으게 된다.

소행성 디디모스와 위성인 디모르포스를 다시 방문하는 ESA 헤라(Hera) 미션도 10월 발사 예정이다. 나사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일환으로 탐사기를 부딪치게 해 소행성 궤도 변경 실행 가능성을 평가하는 게 목적이다. 헤라는 2022년 9월 26일 디모르포스에 실시한 DART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026년 12월 소행성에 도착해 현지 조사를 실시한다.

다음으로 비너스 라이프 파인더 미션(Venus Life Finder mission)은 로켓랩(Rocket Lab)과 MIT 공동 연구로 2024년 12월 이후 발사되며 금성에 대한 민간 미션이다. 이 미션은 금성 대기 중 유기 분자와 생명 징후를 관측하기 위해 과학기기를 단 하나만 탑재한 소형 프로브를 보내는 것. 로켓랩 일렉트론 로켓에 적재한 이 프로브는 달 중력 어시스트를 통해 2025년 급성에 도착해 구름층을 내려간다.

마지막으로 지구 저궤도 우주 이벤트 모음이다. 2024년 활동 대부분은 지표와 거리가 가까운 지구 저궤도에서 이뤄진다. 2024년 1월 이후 발사 예정인 액시엄 미션3(Axiom Mission 3. Ax-3)은 말 그대로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가 운용하는 미션.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나사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 우주선을 팔콘9 로켓으로 발사해 전원이 유럽 출신 크루를 ISS로 운반한다. 우주비행사는 첨단 미중력 연구를 수행하는데 중점을 둔 14일간 임무에 종사한다.

액시엄스페이스는 10월 액시엄 미션4로 다시 2주간 ISS로 간다. 이 임무는 민간 우주 기업과 정부 우주 기관간 증가하는 협력 관계를 보여주며 국제 우주 탐사 분야에서 일어하는 변화를 반증하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인터넷 위성인 스타링크 지구 저궤도 배치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 2단식 초대형 로켓인 스타십 개발도 계속하고 있어 2024년에는 실증 미션 몇 가지도 기대할 수 있다. 잘 진행되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스타십 2단이 궤도에 도달해 재돌입에 도전하게 될 수도 있다.

스페이스X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를 닮은 위성 인터넷 구상인 아마존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는 올해 본격 발사된다. 올 상반기 시작할 예정인 위성 대규모 생산을 위해 준비 중이며 올 후반 고객을 위한 베타테스트 버전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위성을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