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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가 팬레터‧태국 비하? 욕먹은 구글‧애플

구글은 자사 AI인 제미나이를 홍보하기 위해 제미나이에게 운동선수 앞으로 팬레터를 작성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제작해 TV에 방영했다. 하지만 해당 광고에 대해 많은 비난이 제기됐고 구글은 광고 TV 방영을 중단했다.

문제가 된 건 디어 시드니(Dear Sydney)라는 제목을 내건 1분짜리 광고. 광고에는 육상 경기를 좋아하는 부녀가 등장하고 아버지가 내레이션을 맡는 구성. 딸은 400m 허들 세계 기록 보유자인 시드니 맥러플린-레브론 팬으로 시드니를 좋아하는 마음을 본인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 아버지는 말투는 완벽해야 한다며 제미나이에게 딸을 위해 시드니 앞으로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제미나이에 대한 입력 내용은 자신의 딸이 자신이 얼마나 시드니로부터 자극을 받고 있는지와 언젠가 시드니의 세계 기록을 깨려고 하고 있다는 걸 시드니에게 전하기 위해 편지를 쓰는 걸 도와달라는 것이다.

편지를 작성하도록 요청받은 제미나이는 시드니에게 보내는 편지 초안을 출력했다. 광고는 제미나이의 작은 도움이라는 문구로 끝난다.

이 광고는 파리 올림픽 관련 TV 프로그램 광고 시간에 방영된 후 많은 비난을 받게 됐다. 한 칼럼니스트는 이 광고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TV에 망치를 던지고 싶어진다며 이는 진화의 실수일 수 있다면서 당신이 이 광고를 보지 않았다면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광고 중간에 표시되는 2~3줄 문장만으로도 AI가 쓴 문장이 솔직히 쓰레기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능력을 빼앗는 건 자신을 위해 생각하는 능력을 빼앗는 것과 같다는 내용을 담은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NPR 토론 라디오 진행자인 린다 홈즈는 아이에게 있어 영웅에 대한 팬레터를 AI에게 쓰게 하는 광고는 최악이라며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직접 쓰지 않아도 된다니 구성이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AI가 쓴 팬레터를 누가 원하겠냐는 것. 더불어 아이가 직접 구성한 말은 프롬프트가 토해내는 어떤 말보다도 의미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구글은 문제가 된 광고 TV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 구글은 광고는 방송 전에 충분히 검증됐다며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높이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결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애플은 고정관념적인 태국을 묘사하고 전반적으로 세피아 색 필터를 적용해 태국을 개발도상국처럼 보이게 했다는 이유로 광고가 현지 국회의원 및 관광청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으면서 결국 사과하고 광고를 삭제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9분 57초짜리 긴 영상으로, 등장인물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며 태국을 만끽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영상 전체에 세피아 색 필터가 적용되어 있으며 등장인물이 툭툭을 타고 다니거나 낡은 호텔에 묵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현지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표현이 사용됐다거나 너무 고정관념적이라며 반발했다.

태국 하원 관광위원회 측 관계자는 태국민은 이 광고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며 다른 태국인에게 애플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인 반발을 받아 애플은 광고를 방영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광고는 현지 제작사와 협력해 제작했다며 자사 의도는 태국 내 낙관주의와 문화를 기념하는 것이었으며 이 광고는 더 이상 방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광고를 철회했다.

보도에선 태국 정부가 세계적인 관광지로서의 위상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관광 산업이 경제 성장에서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 세타 타위신 총리는 태국을 항공과 물류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그는 광고를 추진했던 인물로 모든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며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서 애플은 태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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