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과열에 대한 반동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8월 5일 거래에서 엔비디아와 애플 등 기술 기업 주가가 일시적으로 합계 1조 달러 하락한 것으로 보도됐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거래 시작과 동시에 3,000억 달러 감소했다. 거래 시간 중 주가는 하락분 절반을 회복했고 최종적으로 6.4%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애플과 아마존 평가액은 거래 시작 시 각각 2,240억 달러와 1,090억 달러 급락했다. 최종적으로 애플은 4.8% 하락해 손실액이 1,620억 달러로 줄었고 아마존은 4.1% 하락해 손실액이 720억 달러로 줄었다.
이 외에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테슬라 주가도 하락해 미국 시장 상위 7사 하이테크 기업 시가총액은 거래 시작 직후 9,950억 달러 손실을 입었다. 거래가 진행되면서 각사 주가는 일부 회복됐다.
다른 시장을 살펴보면, 부진한 경제 데이터로 인해 경기 후퇴 우려가 제기되면서 니케이 평균 주가는 전 주말 대비 12% 하락해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비트코인은 11% 하락해 암호화폐 및 관련 주식 하락을 주도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금융 조사 대기업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은 2024년 3분기 대부분 기간 동안 거시경제와 미국 대통령 선거 동향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 번스타인은 암호화폐에 대한 마이너스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며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투자 경향이나 ETF 거래, 증권사와 은행 암호화폐 승인 등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며 암호화폐 가격 변동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신흥 기업을 위한 주식 시장인 나스닥(NASDAQ)은 8월 초까지 역대 최악의 3주를 경험하는 등 테크 업계 투자자는 2024년 7월 중순부터 시장 환경 악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메타 마크 저커버그 CEO와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가 AI 인프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고 발표해 투자자가 환호하던 몇 달 전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이다.
그 중에서도 GPU 제조로 AI 붐의 최대 수혜자가 된 엔비디아는 지난 6월 시가총액이 3조 달러에 도달하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현재 이 회사 시가총액은 2조 5,000억 달러 전후로 유지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이들 기업이 AI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골드만 삭스는 6월 발표 자료에서 AI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이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엔비디아가 버블 상태에 있으며 AI 열풍이 과장되어 있다고 고객에게 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붐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는 2024년 8월 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동안 200%가 넘는 수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런 분위기에선 투자를 하고 있던 사람은 하룻밤 사이에 거금이 날아가 버렸다며 낙담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주식 시장이 영향을 미치는 건 금전적인 면뿐만이 아니다. 사망자 1,2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주식 시장 변동으로 심장마비나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국 연구팀이 6월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사망한 1,200만 명을 대상으로 주식 시장 변동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자살률에 미친 영향이 조사됐다.
분석 결과 하루 주가 지수가 1% 하락하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0.74~1.04%, 자살률은 1.77%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주가 급락이 단순히 금전적인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건강과 정신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더구나 하루 주가 지수가 1% 상승한 경우에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0.57~0.85%, 자살률이 0.67~0.77%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주식 시장이 심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하락했을 때 뿐 아니라 상승했을 때도 위험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투자 포트폴리오 자체를 관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시장 역학을 이해해 주식 시장 변동이 가져오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며 투자자의 금융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 오마하 캠퍼스 경제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데커는 이번 주가 급락 원인 중 하나가 7월 미국 고용 통계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2024년 1월 이후로 보면 미국 고용 통계는 예상을 웃돌고 있으며 투자자가 과잉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