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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온 라이다와 새로운 가능성

라이다(LiDAR :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역사는 자율주행 차량보다 훨씬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1960년대 당시 목적은 인공위성과 군사 목표 추적이었다.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현대에는 빛을 사용해 목표를 쫓는다.

빛 정확하게 말하면 레이저 광이 장애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으로 해당 장애물 위치를 알 수 있다. 이런 기본 원리는 세계 첫 라이다나 아이패드 라이다나 똑같다. 1980년대에는 라이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하면 비행기에서 건물이나 산악 등 지형을 측정하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지게 된다. 이 기술은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해저나 숨겨진 마야 문명 정착지 등 모든 걸 측정하는데 이용된다.

빛이 되돌아오는 시간 뿐 아니라 돌아올 때 각도도 기록해 라이다 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 합쳐 정확한 3D 지도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전문가용 라이다 시스템은 현재 스마트폰에선 당연하게 된 GPS 장치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라이다는 자율주행 차량에도 유용하다. 차량 내 라이다 스캐너는 운전자가 볼 수 없는 물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3차원 점지도는 포인트 클라우드를 형성할 수 있어 이를 통해 피해야 할 장애물을 감지한다.

라이다에 쓰이는 센서에 따라선 공기 중 오염물질을 감지하고 공항 이용객 발열을 모니터링한다. 이런 용도에 공통적인 건 데이터 수집과 데이터 분석간 균형이 중요하며 이는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때에도 중요한 요소다.

모바일 장치 업계에서 라이다를 처음 꺼내든 곳은 애플이다. 심도 센서 자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몇 년 전부터 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라이다는 이 센서 기능을 단번에 레벨업시켜준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패드프로에 내장한 라이다 센서는 광자 수준으로 작동하고 5m 범위를 나노초 안에 검색할 수 잇다. 데이터 분석 대부분은 A12Z 바이오닉 칩이 담당한다.

라이다에 의한 가장 큰 차이는 애플이 좋아하는 증강현실 분야에 나타난다. 예를 들어 iOS와 아이패드OS에 사전 설치되는 계측 애플리케이션은 라이다 도입으로 더 빠르고 정확하고 유연하게 측정할 수 있다. 덕분에 가로세로 높이가 어딘지 모르게 더 성실한 측정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또 라이다를 더해 애플 기기에선 처음으로 해저와 산을 맵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위 환경을 세세하게 3D화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테이블 위에서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건 물론 테이블과 바닥, 고양이 주위까지 포함해 무대로 활용 가능하게 되는 식이다.

방에 가상 가구를 설치할 수 있는 AR 앱 등에선 현실에 놓인 물체를 감지해 해당 자리에 가구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AR 게임에선 캐릭터가 모퉁이나 벽을 기어올라 등장하는 모습 같은 걸 더 리얼하게 보이게 해준다.

오브젝트 배치는 더 정확하고 외형도 현실적으로 되며 모션캡처는 더 많은 정보를 가져올 공간에 배치된 물체는 어떤 AR 앱에서도 더 정확하게 다뤄진다. 라이다에 의한 향상 요소는 애플 AR킷(ARKit) 프레임워크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현재 라이다는 필요한 데이터 처리량과 센서 크기 관계로 하이엔드 기종에만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모바일 기술이 그렇듯 저렴하고 실용적인 수준이 될 수 있고 애플 역시 앞으로도 힘을 기울이면 캡처 가능한 범위와 정확도는 더 향상될 것이다. 다만 스마트폰용 라이다가 절대적으로 보급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도 감지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AI로 일반 카메라 영상에서 깊이를 감지하는 기술도 더 정확해지고 있다. 하지만 라이다는 어떤 밝기 장소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다. 애플이 라이다에 배팅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애플 최신 아이패드가 사용하는 것 같은 유형 라이다는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사용하는 기술과는 크게 다르다. 안드로이드폰에 사용되는 심도 센서는 ToF(Time of Flight) 센서라는 게 결국은 라이다다. ToF는 라이다처럼 반사된 빛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 카메라 효과와 AR에 이용한다. 하지만 ToF 센서는 펄스 신호 한 번으로 주위 환경을 맵칭하는 스캐너 없는 라이다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애플 라이다 스캐너는 여러 빛을 이용해 더 높은 주파수와 정확도로 검색한다.

어쨌든 아이폰 등장 13년이 지난 지금 예전처럼 스마트폰에서 더 놀랄 일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라이다는 앞으로도 스마트폰이 더 스마트화, 다기능화될 것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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