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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스타트업 피스커 파산 신청했다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설립된 EV 메이커 피스커(Fisker)가 6월 18일 연방 파산법 제11장 적용을 법원에 신청했다. 피스커는 올초 운전 자금이 향후 12개월 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경영이 궁지에 빠지게 됐다.

피스커는 BMW와 애스턴마틴 경력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헨릭 피스커가 설립한 EV 제조사로 2022년 첫 양산차인 오션(Ocean) 생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션은 소유주와 리뷰어로부터 호평을 받지 못했고 한 평론가는 자신이 리뷰한 중 최악의 차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이 리뷰에 대한 대응 중 실수로 오션 문제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전망임을 누설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어 6월 초 모터 제어 유닛(MCU) 결함이 발견되면서 2023년 판매된 오션 6,864대 전량이 리콜되는 추가 타격을 받았다.

주력이자 유일한 차종인 오션이 부진에 시달리면서 피스커는 경영 유지를 위해 대기업 자동차 메이커에 투자를 요청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보도에 따르면 구제 금융을 모색했던 대기업은 닛산이었다고 한다.

자금 조달 전망이 보이지 않자 피스커는 6월 18일 델라웨어주에서 연방 파산법 제11장에 따라 파산을 신청했다. 피스커는 성명에서 자사는 EV 업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시장과 거시경제 역풍에 직면해 왔고 효율적인 사업 운영 능력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자사 사업에 대한 모든 선택지를 평가한 결과 연방 파산법 제11장 하에서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게 가장 실현 가능한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피스커 파산은 창업자 헨릭 피스커에게 2번째 경험이다. 그는 2007년 EV 메이커 피스커 오토모티브(Fisker Automotive)를 설립했지만 첫 고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피스커 카르마(Fisker Karma)가 발화 결함으로 리콜되는 등 경영난에 봉착해 2014년 중국 기업에 인수되며 회사가 소멸됐다.

이후 브랜드를 이어받아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헨릭 피스커는 상장 초기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폭스콘 등에 위탁하는 것을 모델로 삼아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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