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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미래는 여기에 있다…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는 AI 산업의 점과 점을 이어주는 존재이자 AI계의 미래를 책임질 존재다. 오픈AI는 물론 구글 I/O,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애플 WWDC 등 최근 기술 업계 발표회는 AI 일색다. 그 중에서도 자주 들리는 말이 바로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라는 존재가 기술 업계 다음 빅히트 상품이며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건 분명해졌다.

AI 에이전트는 대체 뭘까. 왜 갑자기 모두가 주목하는 걸까.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는 산 신발 반품까지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AI 시스템을 가상 직원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오픈AI는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GPT-4 옴니(Omni)를 공개했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이전에 AI 에이전트가 가장 기술적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각사가 말하는 AI의 모습은 이상적이며 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실현하기는 말로 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과업을 수행하는 AI 모델이다. 소설로 예를 들자면 아이언맨 속에 등장하는 자비스. 인터스텔라에선 TARS,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HAL 9000 같은 존재다.

최근 이미 익숙해진 것 같은 대답을 내놓는 챗봇보다 한 단계 앞선 존재이며 거기에는 행동이 포함된다. 여기서 말하는 행동이란 현재로서는 디지털상 행동이다. 사용자 컴퓨터 내 다양한 API와 연동되어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되어 구현된다.

AI의 미래가 에이전트에 있다는 점에 완전히 동의한다는 AI 스타트업 에코AI(Echo AI) 창업자인 알렉산더 크바메(Alexander Kvamme)는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AI 에이전트에 대해 말해 왔지만 아직도 실현하지 못했다며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다. 에코AI는 기업과 소비자 대화를 분석해 서비스 개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완전한 에이전트화 시스템은 수십, 수백 가지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려야 하는데 이를 자동화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예를 들어 구글 피차이 CEO가 말한 신발 반품을 해 주는 AI 에이전트의 경우 에이전트는 메일 수신함에서 구매 영수증을 찾아내고 해당 주문 번호와 반품처를 메모하고 반품 양식을 작성하며 반품에 필요한 여러 행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결정이 필요한데 우리 인간에게는 결정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다양한 무의식적 결정 하나하나가 현행 에이전트에게는 힘을 발휘해야 할 큰 장벽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통제 하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 알트만 CEO도 최근 챗GPT를 바보라고 자주 말하는데 이는 겸손함 때문 만은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LLM에게 스스로 과업을 수행하라고 요청하면 실수를 연발할 것이다. 다만 이런 실수를 바로잡아 가는 것이야말로 에코AI 같은 AI 스타트업부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대기업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디지털 그러니까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영리한 에이전트 개발에 성공한다면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 과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가 등장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디지털 에이전트 사고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로봇을 만들면 되기 때문. 여기까지 오면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받거나 지붕에 기와를 올려놓는 등 일을 로봇에게 맡길 수 있게 되어 정말 SF 세계가 된다. 물론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꽤 멀었지만. 이런 미래로 향하는 길의 시작점에 있는 게 지금 많은 기업이 노력하고 있는 디지털 차원 에이전트다.

AI 에이전트 업계에서 자주 화제가 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과업을 너무 많이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를 신발 반품 예시로 들자면 찾아낸 구매 메일을 모두 반품 처리하거나 신발을 모두 반품하는 식이다. 말만 들으면 그런 엉뚱한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AI 연구자 사이에서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불안거리라고 한다. AI에 의한 지나친 결정이 인류 문명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불안시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에코AI는 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에이전트 기술 그 자체가 우리 인류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AI 커뮤니티의 비관적, 낙관적 정반대 견해는 차치하고 적어도 낙관론자는 AI 에이전트가 현대 PC에 못지않게 자유롭게 활약할 것으로 내다본다.

크바메 CEO는 에이전트가 수행할 업무 대부분은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며 이를 실현하면 그런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며 그렇게 되면 인간은 자신의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쓸 수 있게 되겠지만 다만 먼저 이에 익숙해지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AI 에이전트 활용에서 가장 분명한 예시는 자율주행이다. 현재로서는 테슬라나 웨이모가 자율주행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자율주행은 어찌 보면 자동차 업계 내에 한정된 얘기라 AI 세계에서는 틈새 분야일 수 있다. 하지만 에이전트화는 비교적 앞서 있어서 이미 AI를 활용한 주행 도입이 시작되고 있다.

그렇다면 AI 에이전트가 정말로 신발 반품을 할 수 있게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먼저 그 기반이 되는 AI 모델 자체가 보다 정확해지고 영리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완전한 AI 에이전트화보다는 챗GPT, 제미나이, 코파일럿 같은 각사 AI 업데이트가 먼저 올 것이다. AI 채팅봇은 그에 따라 환각(hallucination) 문제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오는 건 에이전트 자체 업데이트다. 오픈AI GPT 스토어에는 이미 많은 작업 전용 에이전트가 있지만 아직 진화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많은 AI 기업이 지향하는 진화한 AI 에이전트는 아직 실현 단계가 아니다. 실현된다면 진정 사용자 일상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SF 영화 같지만, 대기업이 수조 원 이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실현하려는 게 바로 AI 에이전트라는 존재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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