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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6GB 데이터 통신하던 스마트 세탁기에…

LG 스마트 세탁기가 하루에 3.6GB에 이르는 데이터 통신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엑스 게시물이 큰 화제가 됐다. 주택 소유주가 세탁기에서 발생한 과도한 일일 데이터 트래픽 탓에 당황한 나머지 LG 세탁기를 와이파이에서 분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 엑스 사용자(Johnny Lee)는 지난 1월 9일 왜 자신의 LG 세탁기가 하루에 3.6GB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냐는 글을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조회수가 1,750만 회에 이른다.

이 세탁기는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통해 앱으로 모니터링하고 작동할 수 있는 스마트 세탁기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원격으로 세탁을 시작하거나 인터넷에서 추가 세탁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 기능을 DLC(Downloadable Laundry Cycles) 그러니까 다운로드 가능한 세탁 주기라고 재치 있게 명명하기도 했다.

이 사용자가 이상 징후를 발견한 건 1월 초 집안 인터넷 속도가 느려졌을 때였다. 가정 내 라우터 로그를 확인해 어떤 기기가 네트워크 대역폭을 소비하고 있는지 조사했더니 LG 세탁기가 그 주에 4번째로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기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 과정에서 세탁기 통신 내 어째서인지 애플 아이메시지 트래픽이 있었던 것도 드러났다. 사용자는 이에 대해 에이수스 라우터 트래픽 모니터링 도구가 잘못 인식한 것이라고 추측하면서도 세탁기가 자신의 세탁물 사진을 보내고 있지 않다면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그가 라우터에서 스마트 세탁기 통신을 차단하자 데이터 사용량이 감소했다. 문제가 해결되자 사용자는 자신의 세탁기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있던 이들에게 미안하다며 원한다면 기꺼이 세탁기 LPU(Laundry Processing Unit)를 빌려주겠다고 언급했다.

그의 아이메시지나 채굴에 관한 언급은 물론 농담이었지만 보도에 따르면 그렇게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력 소비가 낮은 기기라도 대량으로 동원하면 상당한 연산력을 발휘할 수 있고 실제로 해커가 LG 스마트 가전을 탈취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LG 세탁기로 봇넷을 구축해 채굴이나 네트워크 악용에 활용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한다.

LG 세탁기가 3GB가 넘는 데이터 통신을 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이 사용자가 유일했지만 LG전자는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LG전자 측은 자사는 고객과 연락을 취해 과도한 데이터 트래픽 우려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비정상적인 사태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 사용자와 LG전자는 연락을 취해가며 부적절한 트래픽 조사와 네트워크 분석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지만 결국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이 사용자는 첫 게시물을 올리고 1개월 반이 지나 세탁기 데이터 사용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보고하면서 LG 엔지니어가 원인 규명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물건과 가전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이런 기기 데이터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안전하게 도입하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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