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부집행위원장이 사용자가 아이폰에 기본 설치된 사진 앱 대신 제3자 제작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에 요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3월 25일 유럽위원회 회의에서 디지털시장법 제6조에 따라 게이트키퍼는 쉬운 앱 제거와 기본설정 변경을 가능하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또 선택화면도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플 컴플라이언스 모델은 이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는 것.
이 발언에 대해 EU가 아이폰 사진 앱에 대해서도 제3자 제작을 허용하라고 애플에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에서 사진이나 이미지를 저장하는 카메라롤은 iOS 시스템에 통합되어 있고 앱마다 액세스 권한 부여를 위한 허가 화면이 뜬다. 사진 앱은 단순한 앱이 아니라 카메라롤에 시스템 수준에서 액세스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사진 앱에 대해 제3자 제작 대체 앱을 허용한다는 건 사진 앱과 동등한 액세스 권한을 부여하는 게 된다.
사진을 저장하는 카메라롤에는 상당히 민감한 개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보안을 이유로 대체 앱스토어나 사이드로딩을 완강히 거부해 온 애플이 제3자 제작 앱에 사진 앱과 동등한 액세스 권한을 부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보도에선 제3자 제작 앱에 사진 앱 역할을 넘기는 걸 허용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일부 블로거와 평론가는 EU 요구 범위가 지나치게 커지면 애플이 EU 지역 내 아이폰 판매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EU 시장 담당 위원인 티에리 브르통은 4억 5,00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보유한 시장을 포기하는 건 누구에게도 쉽게 고려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애플이 거대한 EU 시장에서 철수하는 건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애플은 AI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개발 중인 AI에 대한 세부사항이 2024년 후반 공개 예정이다. 이런 애플이 AI와 독점금지법 관련 논의를 꺼려 유명 코미디언 겸 진행자인 존 스튜어트 씨와 연방거래위원회(FTC) 리나 칸 위원장 대담을 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존 스튜어트는 코미디언이자 풍자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로 2021년부터 애플TV+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2023년 10월 이유를 밝히지 않고 폐지됐다.
애플 측은 프로그램 종료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폐지 직후 뉴욕타임즈가 중국이나 AI 관련 문제가 폐지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더불어 스튜어트 본인도 한 인터뷰에서 이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새롭게 스튜어트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풍자 뉴스 프로그램(The Daily Show) 4월 2일 방송에서 폐지된 프로그램 방영 기간 중 애플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당일 FTC 리나 칸 위원장이 게스트로 초청되어 스튜어트와 대기업 독점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방송 시작 15분 54초 경과 시점에 스튜어트가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기업이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둘러싸고 있다며 이에 대해 논의하고자 자신은 칸 위원장을 팟캐스트에 모시려 했지만 애플은 칸 위원장을 초청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며 왜 그들은 이런 공개 대화를 두려워했을까라고 말해 애플이 AI나 독점금지법 관련 논의를 꺼려왔음을 밝혔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에서 칸 위원장과 스튜어트가 나눈 대담은 미 법무부가 애플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소송 내용에선 애플이 자사 판매 전략을 방해하는 앱 등장을 막거나 타사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방해했다고 지적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