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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CEO, 올해말 퇴임 발표했다 왜?

미국 항공우주기업 보잉 데이브 칼훈(David L. Calhoun) CEO가 2024년 말을 기해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보잉에선 2024년 1월 6일 보잉 737MAX9 벽면 패널이 박리되어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번 CEO 사임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인다.

칼훈은 2018년 라이온에어 610편 추락사고 그리고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 추락사고 후 CEO에 취임해 5년간 보잉 수장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 1월 6일 알래스카 항공 1282편이 이륙 직후 벽면 패널이 박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체는 즉시 돌아와 승무원과 승객 177명 전원이 무사했지만 미 연방항공청 FAA는 미국 항공사가 보유한 기체와 미국 영공을 운항하는 모든 보잉 737MAX9에 대한 점검을 지시하며 일시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또 이후 조사에서 보잉이 원가 절감 목적으로 외주를 준 부품 품질 보증이 부실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 조사에선 점검 중이던 보잉 737MAX9에서 검증반이 실수로 잘못된 리벳에 페인트를 칠해 문제없다고 보고했고 보잉 품질보증반도 이를 승인한 사실이 고발됐다.

더불어 미국 국가운수안전위원회 NTSB 조사에선 사고기 정비 작업을 기록한 감시 카메라 영상이 덮어씌워진 사실이 보고됐고 보잉 현직 직원 사칭 인물이 보잉에선 항공기 안전 확보 실적이 인정되지 않고 주가 상승에 따라 임금 인상과 상여금이 결정된다, 경영진은 연구개발이나 공장 증설보다 주가 상승에 자금을 쓴다, 안전성 확보보다 납기일이 우선시된다고 고발하는 등 보잉 내 안전 문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고발과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칼훈 CEO는 3월 25일 2024년 말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것. 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그는 1월 알래스카 항공 사고는 보잉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며 보잉은 이 사고 대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보잉 래리 캘러너 의장도 연임하지 않을 뜻을 비쳤고 민간 항공기 부문을 이끌어온 스탠 딜은 3월 25일자로 보잉을 떠났다. 그의 후임에는 스테파니 포프 COO가 임명됐다.

하지만 투자사 관계자는 보잉에 필요한 건 CEO나 의장, 임원 교체만이 아니라며 보잉 의사결정 능력이 마비된 것 같다며 보잉 내부 체제가 바뀌려면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보잉 측은 칼훈 CEO 후임자를 향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잉은 2023년 결산에서 5년 연속 최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경영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안전성 신뢰 회복과 경영 재건이 차기 CEO에게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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