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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전지로 잉여 에너지를 열로 저장한다?

전 세계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런 자연에너지 발전 방식은 일정한 출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면 생산된 전력을 에너지 형태로 저장할 배터리가 필요하다.

핀란드 에너지 저장 스타트업인 폴라나이트에너지(Polar Night Energy)는 잉여 에너지를 열 형태로 저장하는 높이 13m에 이르는 거대한 모래 전지를 건설하고 있다. 창업자인 마르쿠 일로넨(Markku Ylönen)은 “핀란드에서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에너지 저장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한다.

회사 측은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방법을 모색하다 모래 입자에 열에너지를 저장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폴라나이트에너지는 장기 저장과 방출이 가능한 모래 전지를 개발했다.

모래 전지는 열교환기가 내장된 보온 사일로에 모래나 고체 물질을 채운 구조다. 잉여 전력을 전기 저항으로 열에너지로 전환해 열풍을 순환시켜 모래를 500도로 가열, 몇 개월간 저장한다.

이론상 저장된 열을 다시 전기로 변환해 공급할 수 있지만 열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폴라나이트에너지는 모래 전지를 지역난방에 연결해 필요할 때 열을 방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22년에는 최대 8MWh 열을 저장할 수 있는 높이 7m 모래 전지 프로토타입이 핀란드 서부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2024년 3월 폴라나이트에너지는 지역난방업체와 핀란드 남부 지역에 높이 13m, 너비 15m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모래 전지를 건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모래 전지는 최대 100MWh 열을 저장할 수 있고, 지역난방과 연결될 예정이다.

이 모래 전지가 가동되면 연간 160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지역난방 전체 배출량 70%에 달한다. 또 석유 사용이 전면 중단되고 목재칩 연소도 60% 줄어들 전망이다. 폴라나이트에너지에 따르면 이 모래 전지 저장 용량은 해당 지역에서 여름 1개월, 겨울 1주일치 열 수요에 해당한다. 이 모래 전지는 13개월간 건설과 테스트 기간을 거쳐 2025년 겨울부터 본격 가동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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