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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스냅챗 통신 내용 감청 프로젝트 진행했었다?

메타는 2020년부터 사용자로부터 추출한 데이터를 악용해 경쟁사 발전을 방해했다며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인한 집단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메타가 경쟁 서비스인 스냅챗 통신 내용을 엿듣는 프로젝트를 전개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3월 23일 미국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메타는 2016∼2019년까지 제공했던 VPN 앱 오나보 프로텍트(Onavo Protect)를 통해 사용자 스냅챗(Snapchat) 이용 행태를 엿봤다고 한다. 오나보 프로텍트는 기능을 끄더라도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메타에 전송한다는 지적을 받아 결국 2018년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바 있다.

메타 마크 주커버그 CEO는 2016년 일부 임원에게 스냅챗 트래픽이 암호화돼 있어 분석할 수 없다는 답변이 있는데 스냅챗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마도 패널이나 맞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 고스트버스터즈(Project Ghostbusters)는 오나보 프로텍트를 설치한 iOS나 안드로이드 기기에 특정 앱 트래픽을 엿들을 수 있는 키트를 만들어 스냅챗 트래픽과 데이터를 수집했다. 당시 메타 내부 이메일에는 키트를 도입하면 암호화된 트래픽을 읽고 스냅챗 사용 현황을 측정할 수 있는 중간자 공격’ 방식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후 메타는 고스트버스터즈 프로젝트를 아마존, 유튜브 등으로 확대한 것으로 지적됐다. 원고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는 당시 메타 상위 경영진과 변호사 41명이 가담했다고 한다. 주커버그 CEO도 직접 관여했으며 2019년 그에게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할지 묻는 이메일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측은 메타가 타인 전자통신을 고의로 엿들어 미국 도청법을 위반했다며 오나보 프로텍트는 스파이웨어이자 도청 도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메타 측은 원고 측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이번 소송과 전혀 무관하다며 지적 사항은 수년 전 일이라 새로운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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