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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력으로 소행성 충돌에서 지구 지킨다?

지난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운석이 낙하하며 1,500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영화 아마겟돈 규모 소행성은 아니더라도 대기권을 돌파한 소행성은 지구에 위협이 되기에 충분하다.

첼랴빈스크 운석에서 가장 큰 파편은 지름 150cm, 무게는 600kg이며 원래 소행성은 지름 17m, 무게 1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가 우주에 있는 이상 소행성 격돌 위험은 따라온다. 여기에서 캘리포니아 NPO 단체(The Aerospace Corporation)가 개발하는 건 소행성 레골리스 그러니까 행성 표면을 덮고 있는 표토와 원심력을 이용한 소행성 회피 시스템이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첼랴빈스크와 같은 크기 물체를 상정하고 이 시스템을 몇 주간 가동시켜 충돌을 회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계에 힌트가 된 건 원심력으로 로켓을 발사하는 스핀론치(SpinLaunch)다. 스핀론치는 2022년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페이로드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런 스핀론치 간이 시스템을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을 향해 발사한다는 것이다. 발사한 시스템이 소행성에 착륙하면 행성 바위에 고정되고 레골리스를 한 번에 9kg 정도 수집하며 이를 모아 우주 공간에 던진다. 던지는 속도는 초속 1km에서 2km 정도다. 이 땅을 던져 날리는 반동으로 행성 궤도가 조금 바뀌며 이를 몇 주에서 몇 개월 반복하면 지구 충돌에서 소행성을 비틀 수 있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전기로 움직이는 비교적 단순한 시스템으로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영구적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궤도를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은 30m에서 60m 정도 소행성이라면 몇 주간, 큰 것이라면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구 방위를 위한 소행성 대책으로는 나사 DART 미션이 유명하며 지난해 9월에는 실제로 위성에 충돌하는 실험이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시스템은 이보다 훨씬 실행이 간단하다는 게 매력적이다. DART는 일격에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수단이지만 구조는 복잡하다. 또 기체 개발에 장시간이 필요하고 발사 성공이 곧 미션 성공이라는 보증은 없다. 이번 시스템이라면 지속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슬로푸시 전략으로 소행성 접근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는 행성 충돌 회피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생각하는 건 중요하다며 행성 레골리스를 로켓 연료 같은 형태로 사용한다는 접근법은 창의적이라고 지적한다. 개발 측은 소형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지구 기지에서 2년 뒤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예정하고 있다. 이게 성공하면 다음에는 달 표면에서 테스트를 하고 이어 상성 지구 방위 시스템으로 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나사가 모니터링하고 있는 지구 근접 소행성 수는 2만 8,000개다, 앞으로 100년은 지구에 위협이 될 만한 소행성 충돌 위험은 없다고 한다. 개발 측은 행성 자원 채굴 등 지구 방위 외에도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성에서 유용한 자원을 채굴할 뿐 아니라 방어 수단 역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자원 채굴을 한다면 던져진 자원을 회수하기 위해 행성 궤도를 주회하는 우주선도 필요하게 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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