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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군사적 위협 예측 위한 SF 아이디어

SF는 어디까지나 픽션이지만 때론 SF 속에서 그려져 있던 게 미래에는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프랑스 육군은 미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SF 작가를 고용하는 등 정부 기관의 상상력을 높이려 하기도 한다. 미래 군사적 위협을 예측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눈을 돌리고 있는 SF 아이디어에는 어떤 게 있을까.

SF 작가는 지금까지 미래에 현실이 될 몇 가지 기술을 예측해왔다. 예를 들어 아서C.클라크는 1964년 나중에 인터넷을 예측하는 것 같은 발언을 했다. SF는 새로운 기술에 의해 형성될 미래를 창조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잠재적 위협에 대한 교훈을 얻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 위험을 완화하는 방법에 대한 방어 연구에 반영되는 건 확실하지 않다. 지도자와 의사 결정자가 SF가 제안하는 교훈을 배우기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다.

첫 번째는 슈퍼솔저. 과학의 힘으로 강화된 슈퍼솔저는 로버트A 하인라인의 우주의 개척자나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 등 고전 작품에도 등장한다. 최근에는 근육 증강, 장기 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병사를 강화하는 접근이 늘고 있다. 오랫동안 SF 주요 주제로 여겨져온 슈퍼솔저는 일반 병사보다 강하고 빠르며 효과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도덕적, 윤리적 책임도 크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 SF 작품에선 이들 슈퍼솔저가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육체를 폭파하는 등 병사의 반역에 대비한 강권적 시스템이 고안되고 있다.

2번째는 전쟁에서의 드론 이용. 드론은 이미 현대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드론이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과 동맹국도 드론을 활용한 순찰과 테러 용의자를 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SF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가 드론 같은 원격 무기를 사용한 전쟁 게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화된 엔더의 게임(Ender’s Game)에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주인공이 지휘관 양성학교에 다니며 적과의 전쟁을 시뮬레이션하는 다양한 훈련에 참가한다. 그런데 최종 훈련이 끝난 뒤 실제로는 자신이 하던 건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원격 조작한 군대를 이용해 실제로 적과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엔더의게임으로 그려진 내용이 현대 무인 무기에 의한 전쟁이 겪는 문제를 선취한 것이다. 여기에는 목표를 선택하는 방법과 원격 조작으로 인한 살해를 둘러싼 도덕적, 윤리적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3번째는 바이오엔지니어링. SF 세계에선 드론이나 고도의 컴퓨터 뿐 아니라 전쟁이나 이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에 있어 생물과학과 동물을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사도 다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쟁의 개(Dogs of War)에선 바이오엔지니어링으로 전쟁에 종사하는 개가 주인공이다.

다른 SF 작품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개에선 인간이 타인을 착취하는 방법이나 동물을 인간의 도덕적 틀에 맞추는 방법 등 다양한 윤리적, 도덕적 질문도 제기하고 있다. 예전부터 다양한 군대가 전쟁에서 군용견 등 동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 세력과의 전투에 참가해 부상을 입었고 빅토리아십자장을 수여한 군용견 쿠노(Kuno) 같은 예도 있다. 전장에 한정되지 않고 재해지에서의 생존자 구조 등에서도 탐지견 등이 휘험에 처할 수 있어 SF는 동물 이용을 둘러싼 윤리적 과제에 대해 생각하는 힌트를 준다.

4번째는 행동 변형이다. SF에 있어 약물이나 화학물질을 이용해 이들에 있어 현실을 왜곡하고 행동을 수정하는 아이디어는 예전부터 존재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게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이다. 또 2005년 영화 세레니티에서도 인간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 약물을 이용한 결과 비참한 사태에 빠진 행성이 그려지고 있다.

이런 예는 어디까지나 SF지만 실제로 미중앙정보국 CIA는 1950∼1960년대에 걸쳐 인간을 세뇌하기 위한 실험인 프로젝트 MK-울트라(Project MK-ULTRA)를 실행했다. 이 프로젝트에선 인간 피험자를 상대로 약물이나 전기 쇼크 등을 이용해 세뇌를 시도해 인체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과격하고 무서운 실험이 과거 일이 되기를 바라겠지만 행동 변용 개념은 방어 연구에서 지금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는 이미 세계적인 전장이며 정보전은 안보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 되며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에 대한 사이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약물이 아니라도 SNS를 통해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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