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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험회사 AI 예측 이유로 의료비 중단 문제가…

미국에선 65세 이상 고령자와 65세 미만 장애인을 위한 공적 의료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어가 전개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민간 의료보험회사를 통해 재택 서비스나 의료 서비스 보조를 받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라는 플랜이 있다. 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를 제공하는 민간 의료보험회사가 AI 예측 분석을 이유로 의료비 지불을 중단해버리는 사례가 일어난다고 보도되고 있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보험 회사에 서비스 거부나 제한 자유도를 줬기 때문에 보험회사에게는 상당히 수익성이 높은 제품이 됐다. 지난 10년간 환자가 얼마나 많은 치료를 받을지 혹은 어떤 의사에게 걸릴지, 병원이나 노인이 집으로 퇴원할 수 있는지를 AI로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이런 기술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에 필수적이다. 의료보험 사업을 하는 주요 기업인 CVS헬스(CVS Health)는 지난 몇 년간 AI에 의한 예측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헬스케어 기업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는 AI를 이용해 환자 개인과 의료를 연결하는 기업 나비헬스(naviHealth)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보험 회사가 AI 예측을 우선해 환자 본인 컨디션이나 치료 상황을 무시해 버리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한 85세 여성은 진통제에 알레르기가 있었지만 2019년 어느 날 왼쪽 어깨가 골절되어 입원하게 됐다. 나비헬스 알고리즘은 그녀가 16.6일 퇴원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녀가 가입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를 제공하는 보험 회사인 시큐리티헬스플랜(Security Health Plan)은 나비헬스 알고리즘에 따라 입원 후 17일째 의료비 지불을 중단했다. 하지만 알레르기로 인한 통증 방지 주사를 맞지 못해 그녀는 간호 의료비 지불 이후 몇 주간에 걸쳐 심한 통증을 호소해 혼자서는 갈아입기나 화장실은커녕 보행 보조 기구를 사용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의 의료비 지불 거북 나오기 2일 전 나비헬스 의료 디렉터는 알고리즘이 예상한 체재일수를 16.6일로 예측한 이유로 그녀가 충분히 회복했기 때문에 더 이상 메디케어 적용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후 재판에서 보험회사 판단은 기껏해야 추측 밖에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와 보험회사로부터 그녀에게 20일 이상 의료비 수천 달러가 지불됐지만 이는 그녀가 퇴원한지 1년 뒤였다.

미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의료비 지불 거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 수가 58% 증가했으며 2022년에만 15만 건이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의를 제기하고 재판이 이뤄진 건수이며 재판 이전 사례까지 생각하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지불 거부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의사나 의료 관계자, 병원 관리자는 기존 메디케어로 일상적으로 커버되던 케어에 대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지불이 거부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보험회사는 지불 거부 가능성이 있는 경우 환자 케어에 대해 병원 측과 논의한다고 말한다.

나비헬스는 자체 알고리즘 성능을 평가하는 과학적 연구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회사 내에서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를 공개적으로 공유하지도 않는다. 나비헬스 측은 자사 알고리즘 적용 범위는 메디케어 기준과 환자 보험 플랜에 따라 결정된다며 케어가 필요한 여부를 가족, 서비스 제공자, 기타 간병인에게 알리는데 사용되며 보험 지불을 결정하는데 사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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