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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보다 로봇 대우가 좋다” 英 아마존 노동자 첫 파업

지난 1월 25일 물가 상승에 맞지 않는 임금과 엄격한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영국 아마존 창고 근로자 수백 명이 24시간 파업을 벌였다. 아마존이 영국에서 법률에 근거한 공식적인 노동 쟁의 행위에 직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업 참가자는 로봇처럼 취급되는 건 커녕 로봇 쪽이 더 대우가 좋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영국 중부 도시 코벤토리에 위치한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 통칭 BHX4에서 종일 실시됐다. 보도에 따르면 25일 오전 0시 1분 시작된 쟁의 활동에는 1,000명 가량인 창고 노동자 중 300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한 참가자는 모두 아마존이 코로나19 기간 중 얼마나 벌여 들었는지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며 더 많이 급료가 늘어날 걸 기대하고 있었다며 전날 어떤 사람이 우린 로봇 취급당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로봇 쪽이 대우가 더 좋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창고 노동자의 불만에 불을 붙인 건 아마존이 2022년 임금 인상을 시급 50펜스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코벤토리에서 일하는 직원 시급은 5% 인상되어 10.5파운드가 됐지만 이는 23세 이상 영국인 최저임금인 10.42파운드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며 2022년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전년 동월 대비 10.5%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임금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창고 노동자는 미국 아마존 직원 급료에 가까운 최저 15파운드 시급을 요구해 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아마존 홍보 담당자는 미디어를 위한 성명에서 파업에 참가한 건 직원 극히 일부로 파업 결행 투표에 참가한 것도 영국 직원 1%에 불과하다며 직원에게는 임금 외에도 민간 의료 보험, 식사 보조, 직원 할인, 포괄적 복리 후생 등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영국 창고 노동자 임금을 2018년부터 29% 높였고 최근 생활비 상승에 따라 500파운드 일시금도 지급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존은 2023년 1월 북미 등에서 사상 촤다인 1만 8,000명 인원 삭감에 나섰지만 이와 별도로 모두 1,200명이 근무하는 영국 거점 3곳 폐쇄를 위한 협의도 시작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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