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대학 연구팀은 1kHz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이용해 자연 발생 낙뢰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20년 이상 진행되어 왔으며 실험 결과는 레이저에 의한 기상 제어가 가능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번개는 대기 중 얼음 알갱이가 서로 부딪쳐 대규모 전하 분리가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방전 현상이다. 여기에서 고출력 레이저를 공기 중에 발사하면 전도성이 높은 플라즈마가 발생하기 때문에 레이저 궤적에 번개를 유도하는 레이저 유뢰가 가능하게 된다.
번개는 전선 사고나 산불 원인이 되기 때문에 번개를 제어할 수 있는 레이저 유뢰 기술은 1970년대부터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실험 설비 내에서 발생시킨 극소규모 번개에 대한 레이저 유뢰 실증은 지금까지도 보고되고 잇지만 실제로 자연 발생한 번개를 레이저로 제어한 성공 사례는 없었다.
제네바대학 연구팀은 스위스에서 고도 2,500m 센티스상 정상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이 산에는 1년에 100회 이상 낙뢰하는 전파탑이 있기 때문에 자연 발생한 번개를 레이저로 제어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에는 제격이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건 펄스 주파수 1kHz 그러니까 초당 1,000번 발사되는 500mJ, 파장 1030nm 고출력 펄스 레이저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험에서 사용된 펄스 레이저 주파수는 기껏해야 몇Hz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200만 유로짜리 고출력 레이저 발사 장치를 산 정상 전파탑 옆에 설치해 1,000Hz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10주 이상 관측 중 모두 6시간 뇌우를 경험하고 그 중 4회 낙뢰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중요한 시설을 낙뢰로부터 보호하거나 산불이 일어나지 않게 안전한 장소에 낙뢰를 유도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선 자연 발생한 번개를 레이저로 유도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어디까지나 거대하고 고가 레이저 설비에 의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레이저 유뢰 시스템을 더 저렴하고 소형으로 만들어 실용화하는 걸 향후 과제로 삼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