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감독위원회 “하메네이에 죽음 슬로건 써도 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콘텐츠에 대한 대응을 심사하는 제3자 기관인 감독위원회가 2023년 1월 9일 이란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를 겨냥해 하메네이에게 죽음(marg bar… Khamenei)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삭제한 메타 측 결정을 무효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란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하메네이에게 죽음 슬로건을 페이스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발표 발단이 된 건 2022년 7월 페이스북에 게시된 풍자화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이란 자유를 지지하는 그룹에 투고한 이 이미지에는 하메네이 수염이 주먹 형태가 되어 히잡을 착용하고 눈가리개를 한 여성을 잡는 게 금지되어 있다고 발언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이미지 캡선에는 페르시아어로 반여성적 이슬람 정부에 죽음(marg bar anti-women Islamic government)이나 비열한 지도자 하메네이에 죽음(marg bar filthy leader Khamenei)이라고 쓰였다.

게시물 신고를 받은 메타 측 운영팀은 게시물이 폭력과 선동에 대한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삭제하고 30일간 그룹 활동을 게시자 계정으로 제한하는 제재 조치를 취했다. 작성자는 메타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자동 시스템에 의해 거부되어 심사를 받지 못했다. 이에 투고자는 감독위원회에 다시 이의신청을 실시했다.

이 중 한 가지 초점은 ‘marg bar’라는 표현이다. 이 문언은 직역하면 ∼에게 죽음이라는 의미로 개인에 대한 구체적 위협으로 이어질 경우 정책 위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관습적으로 추방하라 등 정치가를 비난하는 맥락에서도 사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스카프 착용을 둘러싸고 여성이 사망한 2022년 9월 사건을 계기로 이란에서 발생한 전국 항의 시위에서도 슬로건(marg bar Khamenei)이 널리 사용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감독위원회는 이 게시물을 삭제한 건 메타 커뮤니티 규정이나 메타가 중대한 가치관, 메타의 인권 보장 책임을 따르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메타에 대해 게시물 삭제 철회를 지시했다. 그 결과 해당 투고는 복원되는 동시에 이란 항의 활동 맥락에서 한 발언(marg bar Khamanei)이 정책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지침이 심사 담당자에게 통지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