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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상태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표 코인

지난 4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가가 법정 통화에 암호화폐를 채택한다고 발표한 건 엘살바도르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였다. 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독자 암호화폐인 상고코인(sango coin)을 토큰으로 발행한다고 7월 발표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경제 정책은 현재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에는 공용어가 프랑스어나 영어인 국가가 많이 존재한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세네갈, 배낭, 카메룬 등 구 프랑스령 국가에선 CFA 프랑이라는 통화가 사용됐었다. 이 CFA 프랑은 프랑스가 인쇄와 유통을 관리하기 위해 1945년 도입한 통화다. 하지만 CFA 프랑은 프랑스가 아프리카 14개국 자원을 착취하고 재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통화라는 비판이 있으며 프랑스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아프리카 국가 일부는 CFA 프랑 경제에서 벗어나 독자 통화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

인구 500만 명 정도인 내륙국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도 알려진 중앙아프리카공화국도 CFA 프랑 탈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지난 4월 27일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금을 대체하는 건 암호화 자산 그러니까 암호화폐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선 1960년 이후 60년 이상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비중앙집권형 생태계 통화이므로 기술적,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하며 검열도 없고 어떤 권력에도 지배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항상 불안정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있어 비트코인에는 큰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선 인구 불과 14% 밖에 전기를 사용할 수 없고 인터넷에 액세스할 수 있는 건 인구 중 10%에 불과하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국민 연수입 중앙값은 493달러로 1BTC를 구입하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인 방기에 위치한 방기대학생 한 명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을 때 성대한 축하회가 열리고 모두 이 국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하지만 법정 통화가 되어도 생활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학생도 시장 상인이나 고객 대다수는 전화나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대다수는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없는 상태에서 2022년 7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1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독자 암호화폐인 상고코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12월 19일 현재 시장 상황과 마케팅 편의를 이유로 상고코인 상장을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상고코인은 판매 목표 0.01%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상고 코인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미래로 명명되어 입수하려면 최소 500달러 투자가 필요하다. 또 투자 인센티브로 투자자는 1만 달러 투자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토지를 구입할 수 있으며 6만 달러 투자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시민권도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이는 8월 대법원에서 위헌으로 판단되어 무효가 됐다. 결과적으로 상고코인 거래는 현재 멈춰진 상태로 손에 넣어도 판매 혹은 교환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인권보호 단체인 HRF(Human Rights Foundation) 측 최고전략책임자인 알렉스 글래드스타인은 CFA 프랑 비판자로 개발도상국에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에 채택하는 걸 지지하는 인물이지만 상고 코인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한 건 아무래도 상고 코인을 홍보하기 위한 사기 같았고 비트코인을 자국 경제에 유의하게 통합하는 게 목적인 대통령은 비트코인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이런 흥미를 이용해 상코 코인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으려한 소수가 주위에 있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는 작은 자금만 조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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