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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바꾸고 있다

실생활에선 거의 접점이 없는 학자와 일반 시민 커뮤니케이션 툴로 혹은 음모론이나 의학이 확산되는 미디어로 트위터는 과학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네이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어권 중심 조사이기 때문에 바이어스가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조사에 응한 연구자 13%가 트위터를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연구자는 백분율보다 많지 않지만 트위터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연구에 따르면 모든 과학 문헌 3분의 1이 트윗됐다고 한다. 트윗 논문 수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2배가 됐다. 코로나19 감염증 유행이 맹위를 떨친 2021년 4월까지 발표된 코로나19 관련 논문 중 절반이 적어도 한 차례 트위터에서 언급됐다.

트윗된 논문은 반드시 읽혀진 건 아니지만 많은 과학자가 트위터는 공동 연구나 새로운 발견에 필수적인 툴이 되고 있어 연구 논문이나 학회에서의 강연, 학술계 폭넓은 화제에 관한 실시간 대화 출처가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학 언어학자는 트위터 덕에 논문이 과학계를 뛰어 다니는 게 빨라졌다고 지적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비공개 메시지로 불필요한 정보가 공유된다고도 밝혔다. 또 트윗 길이 제한 덕에 학자가 코멘트를 간결하게 정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사추세츠공대 연구팀이 2018년 발표한 트위터 연구에선 진실인 트윗보다 가짜 뉴스 트윗이 빠르게 확산되는 걸 확인했다. 또 가짜 뉴스는 공포와 혐오 등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던 것도 밝혀졌다.

트위터가 가진 양날의 검 같은 성질은 코로나19 시기 더 두드러졌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트위터에선 많은 연구자가 코로나19 관련 전문 논의를 통해 많은 팔로어를 획득했고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유행 해명을 서두르는 전문가와 연결될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워싱턴대학 진화생물학자는 칼 버그스트롬은 트위터는 연구하는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과학적 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 강력한 수단이 됐다고 말한다. 사실 코로나19 모델링에 도전한 그가 얻은 초기 중요 협력자 중에는 아이스하키 통계학자가 있다. 트위터가 없으면 생물학자와 스포츠 과학자간 만남은 어려웠을지 모른다.

반면 코로나19 유행 중 연구자는 종종 모욕과 매도, 살해 예고를 경험했다. 또 버그스트롬에 따르면 트위터에선 일부 연구자가 정보를 지나치게 단순화해 위기감을 드러내는 분석을 올리거나 명백한 가짜 정보를 확산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 더구나 코로나19가 픽션이라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 등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서로 팔로우해 굳어져 버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버그스트롬은 트위터에서 장점은 단점을 웃돌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19 기간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불확실한 사건에 맞서는 과학에 대한 투명성을 일반인에게 제공했다. 또 트위터에는 과학적이지 않은 메시지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있지만 트위터 책임이 아니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시간에 따라 과학자와 트위터간 관계가 변화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스위스 제약사인 로체에 근무하기도 한 컴퓨팅 생물학자 제임스 홀리는 트위터에서 크게 나눠 2가지 변화를 경험했다. 첫째는 더 많은 과학자가 트위터에서 토론에 참여하게 된 것. 1:1 토론하는 것과 많은 청중을 향해 연설하는 것과는 달리 트위터에 참여하는 과학자가 늘면서 토론 역할도 변화했다. 구체적으론 지금까지 없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틈새 분야를 설파하는 논의를 찾기 어려워지고 이해가 부족한 사람 의견이나 오해에 대한 대처에도 쫓기게 됐다.

둘째는 트위터가 어떤 콘텐츠를 표시할지 결정하는 방법이다. 지적 커뮤니케이션을 희생해서 참여를 우선하는 것 같은 트위터 방침에 따라 논의와는 무과한 트윗이나 광고가 넘치게 되어 중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게 점차 어려워졌다. 결국 그는 트위터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앞서 언급한 버그스트롬 역시 일론 머스크가 미국 코로나19 대책 책임자인 앤서니 파우치를 비난한 걸 두고 트위터 계정을 멈춘 상태다.

버그스트롬은 마스토돈에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등 보수적 견해로 알려진 싱크탱크 지붕 아래에서 진화 생물학을 배울 수 없고 자신에게 불편한 결과가 나오면 과학을 부인하고 단순히 청중에게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우익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선 의미 있고 생산적 과학적 협업은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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