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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쇄술 단번에…포스트스크립트는 어떻게 탄생했나

인쇄 기술 발전은 학문과 정치, 상업, 예술 등 폭넓은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1985년 어도비가 릴리스한 페이지 기술 언어인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는 인쇄 데이터 명령문으로 기술하는 걸 가능하게 해 컴퓨터를 사용한 DTP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 이런 포스트스크립트 초기 소스코드를 공개한 미국 컴퓨터역사박물관이 포스트스크립트 탄생 경위를 정리했다.

어도비는 1982년 12월 존 워녹과 찰스 게스케가 창업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워녹은 1960년대 유타대학 대학원생으로 컴퓨터 경력을 시작해 기하학적 접근 방식으로 도형과 애니메이션을 그리는 방법을 배운 인물. 1978년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소에서 이미지 과학 실험실을 설립한 게스케가 워녹을 고용하면서 공동으로 모든 컴퓨터, 디스플레이, 프린터에서 동작하는 비디바이스 의존 그래픽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연구 결과 이들은 인쇄 페이지를 디지털로 기술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인터그레스(Interpress)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제록스 임원진도 인터그레스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 표준 기술로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워녹과 게스케는 제록스를 떠나버렸다.

게스케에 따르면 당시 제록스는 인터그레스를 상업화할 가능성이 낮았고 적어도 국제 프린트 표준 기술로 세상에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워녹과 함께 독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엔지니어의 꿈은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뭔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궁극적 목표가 되는 건 임팩트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설립된 어도비는 당초부터 DTP를 사업 중심에 두고 제록스 이미지 사이언스랩 멤버를 중심으로 경험이 풍부한 프로그래머를 모아 새로운 페이지 기술 언어 개발을 시작해 1984년 포스트스크립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포스트스크립트 특징은 다양한 서체와 문자 크기를 실현하기 위해 개별 비트맵 이미지를 정적으로 정의하는 게 아니라 베지어 곡선이라는 곡선 그리기 방법을 이용해 문자를 수학적으로 정의한다는 게 포인트다. 인쇄하는 문자나 이미지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건 자유롭게 문자 사이즈를 확대, 축소하거나 회전 혹은 이동시키는 게 가능해진다. 또 디스플레이나 프린터 등 기종에 좌우되지 않게 하기 위해선 다양한 해상도로 폰트를 확실하게 렌더링해 해상도를 바꿨을 때 위화감을 기억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녹은 출력 해상도에 따라 글꼴을 수정하고 외형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프로그래며 몇 명이 몇 개월에 걸쳐 구축에 나서 폰트 형상에 있어서 중요한 점을 남기면서 그 외에 해상도에 따라 바뀌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이 해상도에 따라 문자를 수정하는 방법과 절차는 어도비에게 중요한 기업 비밀로 유지됐으며 2010년 공개될 때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컴퓨터역사박물관이 공개한 소스 코드는 1984년 2월 것으로 나중에 기업 비밀로 된 코드 초기 버전이 포함되어 있지만 시장에 나온 버전은 이후 몇 개월 만에 프로그래머 빌 팩스턴에 의해 다시 쓰여진 것이다.

어도비는 포스트스크립트를 컴퓨터나 프린터 제조사에 라이선스 공여해 애플 등에 채택되면서 단번에 보급됐다. 문서나 이미지 등 파일 형식으로 사용되는 PDF도 포스트스크립트를 바탕으로 발전한 파일 형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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