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접촉하거나 자연이 많은 곳에 사는 게 정신 건강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고되어 있지만 자연이 뇌신경이 미치는 영향은 아직 충분히 이해되어 있지는 않다. 새로운 연구에선 자연 속을 1시간 산책하는 것만으로 뇌 편도체(Amygdala)에 영향이 미치는 게 실험에 의해 확인됐다.
현재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도시부에 살고 있어 앞으로 도시 인구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도시 지역에 사는 게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런 가운데 자연과의 만남이 정신 건강을 개선한다는 설이 주목받고 하루 10분 가량 자연 속에서 보내는 것만으로 정신 상태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나 자연 근처에 사는 아이는 인지 능력과 정신 건강이 뛰어다나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자연이 정신 건강을 개선할 때 신경학적 메커니즘에 대해선 아직 이해가 부족하다.
스트레스 처리에 관여하는 뇌 영역인 편도체는 도시부에 사는 사람과 비교해 농촌에 사는 사람에게선 활성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독일 막스프랑크인간발달연구소 연구팀은 이 결과는 알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자연이 실제로 뇌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특정 경향을 가진 개인이 농촌이나 도시 지역에 살기로 선택했는지에 대한 문제라는 것.
따라서 연구팀은 자연 속에서 보내는 게 스트레스 반응을 직접적으로 줄일 것인지 편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고안했다. 모집한 건강한 피험자 63명에 대해 앙케이트를 실시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태스크를 실시, fMRI 스캔으로 뇌 활동을 측정했다.
이후 피험자를 남녀비가 균등하게 되도록 랜덤화한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을 베를린 근교 삼림지대 그루네발트(Grunewald)로, 다른 그룹은 교통량이 많은 쇼핑몰 등이 있는 베를린 도시에서 1시간 산책을 시켰다.
산책을 마친 피험자는 택시로 실험실로 돌아와 다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작업과 fMRI 스캔을 실시했다. 실험 데이터 분석 결과 그루네발트 숲을 산책한 그룹은 스트레스에 대한 편도체 활동이 저하됐지만 도시를 산책한 그룹은 편도체 활동에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도시에 대한 노출이 반드시 개인 스트레스 반응을 증가시키는 건 아니지만 자연과 접촉하는 게 편도체 활동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또 두 그룹 모두 산책 자체를 같은 시간에 갔기 때문에 걷는 것 자체가 변화를 가져오는 건 아니라 걷는 장소가 자연 속이라는 게 변화를 이끌었다는 걸 시사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1시간 자연에 접하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편도체 활동이 저하되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자연 속을 산책하는 건 도시 환경 스트레스 관련 부위에 대한 악영향을 완화하고 정신 질환 예방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또 이번 결과는 예전부터 예상했던 자연과 뇌 건강의 긍정적인 관계를 지시하는 것이지만 인과관계를 증명한 첫 연구이기도 하다며 흥미롭게도 이 두뇌 지역 활동은 도시를 산책한 뒤에도 안정적이었고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연구팀은 다양한 집단이나 연령층에 있어 자연 혜택을 조사하기 위해 도시 또는 자연 환경에서의 산책이 엄마와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