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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버섯, 알코올 중독 치료에 도움될 가능성 있다

매직버섯(Magic mushroom)으로 알려진 일부 버섯은 실로시빈(psilocybin)이라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섭취하면 환각과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실로시빈은 최근 우울증이나 두통 등 치료에 유효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목받고 있으며 새로운 연구에선 실로시빈이 알코올 의존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과도한 음주와 간질환은 미국인 연간 9만 5,000명 생명을 빼앗고 있어 경제적 손실이나 인신사고, 인지능력 저하, 정신장애 등에도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 치료법으로는 심리 상담이나 피험자를 감독 하에 둔 해독 프로그램,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악화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 등이 있다.

새롭게 미국 뉴욕대학 연구팀은 매직 버섯 유효 성분인 실로시빈이 알코올 중독 치료에 유효한지 확인하는 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에 사이키델릭 약물을 사용한다는 발상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1960∼1970년대에는 환각제 LSD를 이용한 임상 시험이 실시됐다. 초기 임상시험에선 LSD가 알코올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확인됐지만 정치적 압력에 의해 사이키델릭 약물을 이용한 치료법 연구는 중단됐다고 한다.

임상 시험에선 25∼65세 알코올 중독 환자 93명 중 48명이 실로시빈을 투여하는 실험군에 할당되고 나머지 45명이 약한 정신 작용이 있는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을 포함한 위약 투여 대조군으로 할당했다. 이들 참가자는 스크리닝 검사 전 12주간으로 4분의 3 이상은 음주를 하고 2분의 1 이상은 대량 음주를 실시했다고 한다. 대량 음주 정의는 남성 하루 5잔 이상, 여성은 하루 4잔 이상이다.

치료 세션은 4주마다 2회 실시했고 실험군 피험자는 1회째 치료로 체중 70kg당 25mg 실로시빈을 투여했고 2회째 치료에선 1회째 효과에 따라 용량을 늘렸다. 대조군도 위약을 이용해 유사한 투약 치료를 실시했고 두 그룹 모두에 대해 모두 12회 심리 치료 세션을 제공했다. 이후 피험자는 대량 음주를 한 날 비율을 보고했고 보고가 올바른지 확인하기 위해 머리카락과 손톱 샘플을 제공했다고 한다.

실험 결과 두 그룹 모두 32주간 시험 기간 중 음주량이 감소했지만 감소량은 실로시빈을 투여받은 실험군이 유의하게 큰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대량 음주하는 날 비율은 대조군에서 51% 감소했지만 실험군에선 83%나 감소했다. 또 1회 투여 8개월 뒤 조사에선 대조군에선 24%가 단주에 성공했지만 실험군에서 48%가 단주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됐다. 덧붙여 모든 피험자에게는 3번째 실로시빈 투여를 받을 기회가 제공되어 위약을 투여된 피험자도 실로시빈에 의한 치료 기회가 주어졌다고 한다.

피실험자 중 한 명은 자신은 첫 실로시빈 투여 직후 음주를 중단했다며 확실히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생명을 구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로시빈 투여를 받은 피험자에게는 두통과 구역, 불안감, 단기적 트림 등 경미한 부작용이 실험군보다 많이 보였지만 치료 세션 외에서 음주 중 자살 염려나 격렬한 구토 같은 중대한 부작용은 모든 대조군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실로시빈과 관련한 심각한 안전 문제를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해지만 실로시빈은 혈압 심박수 상승이나 정신 작용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감독 하에서만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지적했다.

덧붙여 이번 임상 시험은 피험자도 의료 스탭도 각 그룹 할당을 모르는 이중 맹검 시험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약물 투여 뒤 나타나는 영향 차이에서 피험자와 의료 스탭 90% 이상은 어떤 약이 투여됐는지 추측할 수 있다. 연구팀 역시 적절한 위약 부족이 사이키델릭 약물 연구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인정한다.

현재 실로시빈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뇌 세로토닌2A 수용체를 활성화해 뇌 네트워크간 연결성을 높이는 게 심리 체료 세션 효과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실로시빈에 의한 알코올 의존증 치료 효과는 기존 약물로 보고된 것보다 크고 치료 수개월 뒤에도 효과가 지속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효과가 미래 시험에서도 유지된다면 실로시빈은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에서 획기적인 게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2023년에도 대규모 임상 시험을 예정하고 있으며 15개 사이트에서 실시되는 시험은 완료까지 2∼3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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