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솔라 오비터가 보내온 태양의 모습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는 1.496억km다. 유럽우주기구 ESA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공동 개발한 태양 탐사기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는 2022년 3월 26일 근일점에 도달해 4,200만km 거리에서 태양 모습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태양은 고온인 데다 중력도 크기 때문에 작은 인공 탐사기가 다가서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더 놀라운 건 솔라 오비터가 보내온 화성이나 영상. 솔라 오비터에는 10가지 종류 관측 장치가 탑재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6개는 태양 코로나를 관측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4개는 날아오는 입자를 관측해 태양풍과 태양 전자기장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먼저 태양 표면 위에서 자력선이 일어나면 고온 가스가 부딪쳐 대폭발이 일어난다. 지난 3월 2일 솔라 오비터는 태양 플레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을 포착했다. 이 때 활약한 건 극단 자외선 이미저(Extreme Ultraviolet Imager)와 X선 분광기·망원경(X-ray Spectrometer/Telescope)이다. 태양은 여러 파장 전자파를 내고 있지만 이 가운데 자외선이나 엑스선을 포착하는 것으로 가시광에선 보이지 않는 코로나 모습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란 태양 가장 바깥쪽에 있는 초고온 플라즈마층으로 온도는 100만도 이상이다.

다음은 자력선. 금색 실이 복잡하게 비틀어지고 있는 모습은 극단 자외선 이미저, 흑백 화상은 편광·일진 이미저(Polarimetric and Helioseismic Imager)를 이용해 3월 17일 촬영한 것이다.

태양에는 자석처럼 되어 있는 곳도 있고 여기에서 자력선이 실처럼 일어나고 있다. 한편 태양 내부에선 고온으로 가열된 플라즈마가 격렬하게 소용돌이 치고 있어 이 영향으로 자력선도 비틀리고 얽히고 부딪치면서 가스를 말려들고 대폭발을 일으킨다. PHI가 촬영한 이미지는 흰색과 검은색이 극성 분포를 나타낸다.

지난 3월 21일 태양에 접근 중이던 솔라 오비터는 갑자기 대량 입자 샤워를 받았다. 이 때 태양 표면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태양 에너지 입자선 검출기(Energetic Particle Detector)와 함께 극단 자외선 이미저, 엑스선 분광기 등을 모두 동원해 이미지를 포착했다.

먼저 자외선이 태양 대기로 방출되어 10분 뒤에는 더 큰 폭발이 일어났다. 다시 10분 뒤에는 적색으로 표시된 엑스선 방출이 시작되고 이어 청색으로 표시된 고에너지 엑스선이 방출된 걸 알 수 있다. 이후 20분간에 걸쳐 엑스선 대방출이 계속됐으며 태양 코로나가 어떻게 활발한지 보여줬다.

지난 3월 25일 촬영한 영상에선 태양 플레어가 얼마나 멀리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메티스라고 불리는 코로나 그래프가 포착한 화상을 키워 보면 태양 대기가 플레어 영향을 받아 붉은 불꽃처럼 흔들리고 있는 걸 이해한다. 태양권 이미저가 포착한 영상을 보면 태양 주변 우주 공간이 흔들고 있는 걸 볼 수 있고 코로나 가스 분출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솔라 오비터가 태양에 접근하며 근일점을 거쳤다가 다시 멀어져 가는 모습을 1월 30일부터 4월 4일에 걸쳐 극단 자외선 이미저가 포착한 타임랩스 영상도 볼 수 있다. 솔라 오비터에는 티타늄·카본 수지·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히트 실드가 갖춰져 있어 500도까지 고온에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태양으로부터 4,200만km 거리까지 다가갔을 때 솔라 오비터는 덕분에 녹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어 3월 30일 극단 자외선 이미저가 포착한 이미지에선 태양 최남단에서 소용돌이치는 자력선을 볼 수 있다. 이 이미지만으로 자세한 메커니즘을 해명할 수는 없지만 태양 자석과 같이 되어 있는 장소는 남극과 북극에 흡수되어 새로운 활동을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솔라 오비터는 2025년에는 금성 중력을 이용해 다른 각도에서 다시 접근할 예정이다. 이 때 양극에 대한 수수께끼에도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극단 자외선 이미저가 촬영한 건 ESA 측 연구자로부터 태양의 고슴도치라는 애칭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나 길이는 2만 5,000km에 이르며 정체는 가열된 플라즈마다. 플라즈마 온도에 불균일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빛의 바늘이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물론 실태를 해명하는 건 앞으로의 과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