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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 89%, 아이 데이터 수집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영향으로 많은 국가에서 학교 봉쇄가 이뤄졌기 때문에 아이는 학습용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수업을 받았다. 그런데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가 이런 원격 학습 앱 89%가 아이 개인 정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관행이 횡행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전 세계에서 인구수가 많은 상위 68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유행에 대한 교육 계획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 세계 49개국에서 164개 에듀테크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런 앱과 웹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164개 에듀테크 제품 중 89%에 해당하는 146개 제품에 아이 권리를 위험에 빠뜨릴지 권리 치매에 공헌하고 있는지 혹은 그 자체가 적극적으로 권리를 침해하는 데이터를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휴먼라이츠워치가 문제시한 주요 프라이버시 침해를 살펴보면 먼저 광고 식별자. 분석 대상 73개 앱 중 56%에 해당하는 41개 앱에서 구글 추적 기술인 AAID(Android Advertising ID)가 사용됐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일본, 폴란드, 스페인, 대만,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스코 웹엑스(Cisco Webex), 스터디서플리, 스쿨토크티(schoolTakt)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휴먼라이츠워치는 아이로부터 AAID를 수집하는 건 교육을 제공하는 목적에 필요하거나 적절하지 않으며 아이를 권리 침해에 노출시킬 위험이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은 단말이나 와이파이 모니터링. 일부 에듀테크 앱에는 와이파이 MAC 주소와 단말에 할당된 고유 인식 번호인 IMEI에 액세스하는 게 14개 있었다. 그 중에는 라인(LINE)도 포함되어 있다. 또 시스코 웹엑스에선 수집한 AAID와 단말 식별자를 번들해 더 견고하게 프라이버시 정보를 수집하는 ID 브리징이 이뤄지고 있었다.

다음은 지문. 지문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단말이나 브라우저 정보 등을 수집해 쿠키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를 추적하는 방법이다. 휴먼라이츠워치가 분석한 125개 웹사이트 중 8개 웹사이트에서 이 지문이 수집됐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런 지문에 대해서도 교육 목적에 불필요하며 부적절하다며 자녀 프라이버시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어 광고 추적. 휴먼라이츠워치가 찾은 광고 추적 기술은 자바스크립트나 웹, 비콘 등을 이용해 사이트에 보이지 않는 1픽셀 이미지를 포함시켜 이를 통해 사용자 액세스 날짜와 장소 등을 수집하는 것이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분석한 125개 사이트 중 90%에 해당하는 113개 사이트에서 자녀가 사용하는 기기와 브라우저 정보를 수집하는 타사 광고 추적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조사 대상이 된 125개 에듀테크 사이트 중 아이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건 13개 사이트로 비율로는 10%에 불과했다.

다음은 페이스북 픽셀(Facebook Pixel). 페이스북 픽셀은 페이스북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사이트에 설치되는 광고 태그다. 휴먼라이츠워치는 31개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픽셀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7개 사이트가 어린이용 사이트라는 걸 밝혀냈다.

다음은 정부가 만든 에듀테크 제품.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온라인 교육을 도입한 42개국 중 39개국 정부가 관여한 65개 에듀테크 제품으로 자녀 데이터가 광고 회사에 전송했다고 한다. 또 22개국 정부가 관여한 에듀테크 제품에는 프라이버시 정책조차 책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밖에 휴먼라이츠워치는 추적 기술을 찾을 수 없던 에듀테크 제품 9개의 경우 수는 적지만 이들 제품은 정부가 데이터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디지털 교육 서비스를 구축해 아이에게 제공하고 아이 권리를 보호하거나 촉진하는 의무를 지킬 수 있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설문 조사에 대해 아이는 가상 교실에 연결하려고 너무 급하게 에듀테크가 아이에게 안전한지 확인하는 정부는 거의 없었다며 그 결과 학교 봉쇄 중 인터넷 학습을 강요받은 많은 아이가 에듀테크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에 노출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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