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오아시스라고도 할 수 있는 해초군 원단 토양에 엄청난 양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는 게 판명됐다. 보통 당분이 해중 미생물로 분해되면 이산화탄소가 되어 방출되지만 해초 작용 덕분에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발견에 의해 바다 생태계에 의해 저장되고 있는 탄소, 소위 블루카본 중요성이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해초는 지구상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식물 중 하나로 해초가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은 같은 면적 육상 삼림보다 2배, 흡수 속도는 35배가 된다고 한다. 이런 해초 뿌리에서 나오는 영양소와 미생물 상호 작용 이른바 근권(rhizosphere)을 연구하던 막스플랑크해양미생물학연구소 MPIMM 연구팀은 해초가 서식하고 있는 토양 중 당분 농도가 지금까지 해양 연구에서 측정된 값보다 80배나 높은 걸 밝혀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에 알게 된 당분 농도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전 세계 해초 근권에는 주로 수크로스(sucrose) 형태로 60만∼1130만 톤 설탕이 존재한다고 추측된다. 이는 깡통 콜라 320억 개 분량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해초는 광합성으로 설탕을 생산해 자신의 에너지원이나 성장에 사용하고 있지만 낮이나 여름철 등 햇빛이 강한 조건 하에선 스스로 소비하거나 저장하거나 할 수 있는 양을 웃도는 설탕이다. 따라서 다 쓸모없게 된 당은 뿌리에서 방출된다는 것. 이는 근권에 많은 설탕이 존재ㅏ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에너지가 풍부한 당은 미생물에 있어 좋은 영양원이므로 당이 토양에 존재하면 바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버릴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초 근권에 있는 당이 미생물에 소비되지 않는 건 해초가 페놀류를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페놀류로는 레드와인이나 커피, 과일에 포함되어 있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유명하지만 페놀류에는 항균 작용도 있기 때문에 미생물 대사를 저해할 수 있다. 사실 연구팀이 해초에서 추출한 페놀류를 해초 근권에 있는 미생물에 투여한 결과 당 소비가 대폭 감소한 게 확인됐다.
여기에서 의문이 되는 건 해초가 일부러 페놀류를 분비할 때까지 토양 중 버린 당분을 미생물로부터 지키는 이유다. 연구팀에 따르면 근권에 있는 일부 미생물은 페놀류를 분해하면서 수크로스를 분해해 질소를 비롯한 해초에 필요한 영양소로 변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당분을 유익한 영양소로 바꿔주는 미생물과의 공생을 위해 해초는 대량 당분을 페놀류로 토양에 보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추정된다.
대량 탄소를 당으로 해저에 저장하고 있는 해초지만 지구 환경 변화에 의해 연간 7% 비율로 감소하고 있다. 연구팀 추정에 따르면 해초가 사멸해 근권에 있는 당이 모두 분해되어 버렸을 경우 적어도 154만 톤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 방출되는 결과가 된다는 것. 이는 자동차 33만 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에 필적한다.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해초 이해에 공헌하는 것과 동시에 이런 블루카본 생태계 보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밝히는 것이라고 말해 해초 보호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