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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게임 계정 정지‧최상위 도메인 취소 등 요청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모든 게임 기업과 e스포츠 플랫폼에 대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모든 사용자 계정 저지와 e스포츠 이벤트에 출전 정지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2022년 3월 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모든 게임 기업과 e스포츠 플랫폼에 대한 성명을 밝혔다. 성명에서 그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모든 계정 일시 중지, 양국 팀의 국제 e스포츠 이벤트 참가 중지, 양국 내 국제 이벤트 중지를 요구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쪽에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해 선전포고하고 있다고 말하며 사태 개선을 위한 노력도 요구하고 있다.

트윗 직후 라이엇게임즈, EA, 유비소프트, 게임로프트, 워게이밍 등 대형 게임 기업에 대해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도시를 폭격하고 우크라이나인을 살해하고 있다며 러시아 사무소를 폐쇄하라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와 축구를 둘러싼 국제축구연맹 FIFA와 유럽축구연맹 UEFA가 러시아 대표팀과 러시아 클럽팀 대회 출장 금지 조치를 2월 28일 발표한 데 이어 EA는 3월 3일 FIFA, UEFA와 협력해 피파 22, 피파 모바일, 피파 온라인 등 피파 시리즈에서 러시아 대표팀과 러시아 클럽팀을 제외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또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역시 2월 28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대표팀과 클럽팀 대회 참가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아이스하키 게임인 NHL 22에서도 해당 팀을 몇 주 안에 삭제할 예정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해 각국이 협력해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시도하고 있으며 국제 은행간 통신 협회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하고 인텔과 AMD는 반도체 판매 정지, 애플은 제품 판매를 선얺하는 등 조치가 잇따라 강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인터넷에서 제거하기 위해 러시아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ru)을 취소하고 IPv4와 IPv6 사용 중지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 선전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페이스북 같은 SNS 기업은 러시아 미디어에 대한 엄격한 팩트체크를 실시하고 넷플릭스가 러시아 국영 방송 배포를 거부하거나 유튜브가 러시아 계열 뉴스 미디어를 배제하는 등 시도를 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는 도메인명과 IP 주소 할당, DNS 루트 서버 시스템 운영 등을 수행하는 비영리단체 ICANN에 러시아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인 .ru와 .рф, 소련에 할당된 .su 취소를 요구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ICANN 대표인 안드리 나복(Andrii Nabok)은 ICANN에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 범죄가 가능하게 된 건 주로 러시아 선전 기관이 가짜 정보나 헤이트 스피치를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폭력을 조장하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관한 진실을 숨기는 웹사이트를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증서를 해지하고 러시아 DNS 루트 서버를 종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메일에는 우크라이나 미하일로 페도로프 부총리가 서명했다.

그는 또 IPv4와 IPv6 배분과 등록을 관리하는 지역 인터넷 레지스트리 중 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를 관할하는 RIPE NCC 반대로 모든 러시아인이 IPv4와 IPv6을 사용할 권리를 철회하고 DNS 루트 서버를 차단하도록 요구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메일에서 이 모든 조치는 사용자가 다른 도메인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선전과 정보 유출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제발 실행해달라며 자국 인명을 구하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많은 국가 지도자와 정치인이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표명해 러시아 제재에 협력하고 있지만 이번 도메인 취소와 IP 주소 사용 중지 등 조치에 대해선 전문가로부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DNS는 단순히 웹사이트를 브라우징할 뿐 아니라 슬랙, 이메일 등 인터넷상에서 실행되는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으며 IP 주소 사용 중지나 DNS 서버 차단은 치며적 영향을 미친다. DNS를 비롯한 중요한 인터넷 인프라 운영 지원과 보안 관련 국제 단체인 PCH(Packet Clearing House) 측 관계자는 이런 영향이 군이나 정치가보다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주고 은행 자격증명이나 암호 등을 훔치는 중간자 공격에 취약해져 버린다고 지적한다.

또 민간인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리면 국제 뉴스 등을 볼 수 없게 되어 러시아 정부 프로파간다만 닿게 되어 정부 지지를 줄이려는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ICANN 전 회장인 폴 투미(Paul Twomey) 역시 이 분석에 동의한다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견해를 전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쟁에 대한 러시아 국내 지지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러시아 자국인이 이 분쟁에 대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ICANN은 다른 국가의 주권적 통신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인터넷에서 제거하는 건 민주적 변화로 시민 사회를 지원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ICANN은 중립 플랫폼인 만큼 분쟁에 대한 특정 위치를 취하지 않으며 특정 국가 트래픽을 차단하는 것 같은 조치는 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RIPE NCC는 3월 1일 발표 서명에서 러시아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분쟁에 따라 IP 주소 사용 정지나 DNS 루트 서버 차단 등 대책을 취하지 않을 방침을 명시했다. RIPE NCC는 정치적 싸움이나 국제적 분쟁, 전쟁 등에 대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3월 1일 러시아 정부 미디어 산하 통신사인 스푸트닉스 푸트니크, 러시아연방정부가 소유한 방송국인 러시아 투데이 앱이 유럽 구글플레이에서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구글은 이전에 우크라이나에서 이 앱 이용을 제한하고 있었지만 대상 지역이 확대된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 정부나 민간 기업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잇달아 실시했고 RT와 스푸트니크에 대해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EU용 서비스에서 배제한 것 외에 틱톡도 같은 역내에서 2개사 콘텐츠를 막았다. 유튜브는 채널 수익 창출을 중단하고 EU로부터 액세스를 차단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구글은 그 밖에도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을 받아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RT와 스푸트니크 앱 다운로드를 제한했다. 이 조치로 기존 사용자는 계속해서 앱을 이용할 수 있지만 새로운 다운로드가 제한된 형태다. 이번에 구글은 우크라이나 외에 유럽 각국에서 다운로드를 제한했다. 구글은 또 자사 뉴스 검색 도구를 포함한 뉴스 관련 기능에서 RT와 스푸트니크 같은 러시아 국영 미디어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규제에 대해 RT 측은 자사 최근 보도가 허위라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며 보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에서 RT와 스푸트니크 다운로드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 조치는 구글과는 달리 러시아 이외 모든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 애플은 러시아 국내에서 하드웨어 판매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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