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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디지털 담당 장관 “페북, 개명해도 형사처벌 피할 수 없다”

지난 10월말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지만 영국 디지털 담당 장관이 리브랜딩을 해도 형사 처벌은 피할 수 없는 성명을 냈다.

나딘 도리스(Nadine Dorries)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장관은 온라인 안전 법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의원에게 새로운 법률 하에서 SNS 임원에게 형사 처벌을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발언은 이런 맥락 하에 최대 소셜미디어인 메타가 개명했다고 해서 형사 책임 추궁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선언한 듯하다.

영국에선 불법, 유해 콘텐츠 확산을 뒷받침한 SNS 기업에 대해 전 세계 연간 매출 10% 또는 1,800만 파운드 중 높은 쪽 벌금을 부과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이런 SNS 기업 임원은 불법으로 간주된 콘텐츠 확산을 막을 수 없으면 2년 안에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도리스 장관은 더 빠른 대응을 요구하고 2년이 아니라 형사 책임을 묻는 건 3∼6개월 뒤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국에선 SNS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메타 전 임원인 프란시스 하우겐이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조사 데이터를 공개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걸 알면서 숨기던 걸 폭로한 게 계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하우겐은 이후 EU 공청회나 영국 의회에서도 증언했다.

메타는 브랜드 변경 이유에 대해 소위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대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많은 보도에선 개명으로 최근 문제로부터 눈을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또 메타는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영국에서 엔지니어 1만 명을 고용할 예정이라고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도리스 장관은 이런 추가 고용에 대해 약관을 지키고 해로운 알고리즘을 제거하는 직업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리스 장관은 지난달 기고한 칼럼에서 익명성 문제는 온라인 학대에 관한 화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안전 법안이 익명 학대를 끝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메타가 페이스북으로 개명한 동기가 어쨌든 자사 SNS가 10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서 굳이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직후만 주의를 돌리려고 한 인상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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