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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재배한 고추로 만든 타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상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재배한 고추를 이용한 타코를 우주비행사가 실제로 먹었다고 한다.

10월 29일 ISS 연구 정보 트위터 계정(@ISS_Research)은 우주비행사 마크 반데 헤이(Mark T. Vande Hei)가 지금까지 ISS에서 진행한 식물 실험 중 어려운 것 중 하나(Plant Habitat-04) 일환으로 ISS에서 처음으로 고추를 수확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가 ISS에서 실시하는 실험은 우주 공간에서 고추를 재배한다고 하는 실험이다. 이번에 수확한 고추는 4개월에 걸쳐 우주 공간에서 재배된 것으로 ISS 우주비행사는 수확한 고추 일부를 먹고 나머지를 분석하기 위해 지구로 보낸다. 고추 재배 실험은 발아부터 수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까지 ISS에서 이뤄져온 식물 실험 중에서도 곤란한 것이었다.

지난 20년 이상 우주비행사는 우주 공간에서 활동을 위해 정기적인 보급 임무로 배송된 신선 식품과 가공 식품을 먹고 있다. 하지만 유인 월면 착륙 미션인 아르테미스 계획과 유인 화성 탐사에 대비해 새로운 식량원 확보를 위해 ISS로 식물을 재배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고추를 재배하는 이유는 고추가 몇 가지 중요한 영양소와 많은 비타민C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또 미소 중력 하에서 잘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튼튼하기 때문에 우주 재배에 적합하다. 그 밖에 고추는 우주비행사 식사에 뛰어난 다양성을 추가하고 미소 중력 하에서도 취급하기 쉽고 조리나 복잡한 처리도 필요 없다. 또 고추는 미생물량이 적기 때문에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나사는 우주 재배에 적합한 고추를 찾기 위해 전 세계 20가지 이상 품종을 테스트하고 있다. 테스트에 사용된 건 뉴멕시코주립대학이 개발한 해치(Hatch)라고 불리는 품종군이다. 그 중에서도 개량종(Numex Espanola Improved)은 지상에서 이뤄진 실험에서 잘 자랐기 때문에 ISS와 같은 관리된 환경에서 재배에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나사 연구팀은 뉴멕시코주 해치 밸리에서 재배된 고추가 해치이기 때문에 우주에서 재배된 해치는 정확히 해치는 아니라고 말한다. ISS에 탑재된 식물 재배용 기기인 APH에는 뿌리를 성장시키기 위한 구운 점토와 특별히 조제된 비료를 넣는 사이언스 캐리어라고 불리는 장치가 48개 존재한다. 여기에 소독한 고추씨를 담은 것. APH는 대형 전자레인지 정도 크기로 식물 성장과 환경을 감시하기 위한 180개가 넘는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다.

셰인 킴브로(Shane Kimbrough) 나사 우주비행사는 APH에 물을 추가해 2021년 7월 12일부터 고추 재배 실험을 개시했다. 물이나 조명 등 환경 조건을 제어하면서 지구로부터도 실험 모습을 모니터링했다. 우주비행사는 지상 연구자와 협력해 정기적으로 고추 상태를 확인하고 APH 식물 잔해를 제거했다. 고추 재배 실험에선 꽃이 확실히 수분하도록 팬을 사용해 부드럽게 바람을 보내면서 꽃가루 움직임을 촉진했다고 한다. 이후 무사히 고추가 열리고 10월말 과일 수확이 이뤄졌다.

이어 10월 30일 우주비행사인 K. 메건 맥아더(Katherine Megan McArthur)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업데이트하고 이곳에서 수확한 고추로 타코를 만들어 먹었다고 보고했다. 참고로 이곳에선 11월 중 2번째 수확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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