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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당국, AI 예술 로봇 간첩 혐의로 구속

이집트 보안 당국이 기자 피라미드에서 개최되는 첫 현대 미술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에서 온 예술가 로봇 에이다(Ai-Da)를 스파이 혐의로 10일 구속했다.

당국에 따르면 에이다에는 눈에 카메라가 있고 원격으로 통신하기 위한 모뎀도 탑재하고 있어 이를 국경경비대가 문제 삼은 것이다. 에이다와 함께 구속된 에이다 소유자인 갤러리 큐레이터 에이단 멜러(Aidan Meller)는 최악의 경우 모뎀은 제거할 수 있지만 AI 알고리즘이 사물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를 얻는 눈(카메라)을 도려내 버리면 창작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영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대사관 측은 어떻게든 전시회 시작 몇 시간 전에 로봇 예술가를 꺼내 세관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에이다는 프로그래머와 로봇 공학 전문가, 여기에 예술 전문가와 심리학자 등으로 이뤄진 팀이 2019년 설계, 개발했다. 외관은 온화한 표정을 한 여성 같지만 손은 세 손가락에 로봇 팔을 갖추고 AI는 기술 향상에 따라 업데이트 가능한 구조다. 또 입력 정보와 AI 언어 모델 조합을 통해 대화를 할 수 있다.

에이다는 지금까지 런던디자인박물관과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에서 조각과 회화 작품 전시를 해왔다. 이집트에선 11월 7일까지 개최되는 전시회(Forever is Now)에 참여해 스핑크스 수수께끼를 모티브 삼은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이집트 고대 관광부와 이집트 외무부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이집트와 세계 일류 아티스트가 모여 작품 전시와 공연 등을 실시한다.

멜러는 사람들이 로봇을 두려워하지만 에이다는 기술 개발 남용을 강조하고 경고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기술 자체로 구속됐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한 얘기라면서 에이다가 이런 아이러니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그는 확실히 해두지만 에이다는 아티스트 로봇으로 스파이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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