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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턴트 로봇이 스파이더맨답게 비행하는 비결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테마파크인 어벤저스 캠퍼스가 있다. 그 중에서도 명소 중 하나는 스파이더맨쇼는 스파이더맨이 실제로 20m 가까운 높이를 생명줄 없이 점프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물론 실제로는 이 공중 점프는 인간이 아니라 디즈니가 개발한 스턴트 로봇을 이용한다. 디즈니 로봇 개발팀이 스턴트 로봇 개발 경위와 고생한 점을 설명해 눈길을 끈다.

이 스턴트 로봇은 원래 스턴트로보틱스(Stuntronics)라는 프로젝트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스턴트 로봇 원형이 된 건 브릭(Brick)이라는 로봇이다. 브릭은 중심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자세를 제어하고 자율적으로 회전할 수 있었다.

이 브릭 댐퍼식 관절을 함께 공중으로 몸을 접을 수 있도록 한 게 스틱맨(Stickman)이다. 스틱맨은 밧줄을 잡고 관절을 움직여 기세를 몰아 스윙 센서로 각도와 위치를 측정하면서 적당한 시간에 밧줄을 풀어주고 점프할 수 있다.

이런 스틱맨을 더 발전시키고 2분의 1 규모 시제품을 거쳐 탄생한 게 인간형 프로토타입이다. 이 인형 프로토타입 스턴트 로봇을 이용해 개발팀은 실제로 명소에서 운용하는 이동 테스트를 시작한다. 처음부터 갑자기 12m 높이에서 날려 보려고 했다고 한다.

스턴트 로봇은 계획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내장된 것과 같은 가속도계와 각도 측정기가 내장되어 있다. 또 야외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팀은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주변 기후를 측정하고 바람 영향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스턴트 로봇은 거의 목적대로 위치에 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또 테스트 점프 고도는 점점 올라가 스턴트 로봇은 20m까지 점프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여기에 개발팀을 괴롭힌 게 스턴트 로봇을 어떻게 스파이더맨답게 보이는 문제였다. 만일 완벽하게 날더라도 완벽하게 지나면 반대로 스파이더맨은커녕 인간다움도 잃게 된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은 영화 속에서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도시 속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버스에 부딪힐 것 같은 상황에서도 황급하게 그 자리에서 해결을 하면서 자세를 유지하고 점프를 계속한다. 다시 말해 공중에서 조금 자세를 무너뜨리는 게 더 스파이더맨답게 보이는 것이다.

스턴트 로봇은 스윙 로프에서 손을 놓으면 몸을 꽉 웅크리고 점프해 빙글빙글 회전한다. 그리고 점프 중 중심이 무너지기 때문에 스턴트 로봇은 몸을 비트는 것처럼 옆 회전을 추가한다. 브릭 같은 단순한 형태가 아닌 인간형 로봇으로 왜곡을 더하면 상당히 계산이 복잡하지만 한 손을 들고 공중 움직임이 불규칙해 로봇이 아닌 스파이더맨이 실제로 점프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또 스턴트 로봇에는 착디 문제가 항상 따라 다닌다. 착지는 4m 사방 네과 매트를 이용해 착지하는 순간 단번에 감속하도록 한다. 하지만 스턴트 로봇은 하루에도 몇 번씩 연중무휴로 날아다닌다. 따라서 그 충격에 견딜 만큼 튼튼하게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스턴트 로봇은 3D프린터로 출력한 수지 부품과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만들어 쉽게 분리되도록 되어 있다. 또 만일 착지에 실패해도 고가에 민감한 제어 장치 대신 3D프린터 부품만 손상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개발팀은 로봇 기술을 스파이더맨 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희망하고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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