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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죄로 체포된 러시아 최대 보안 기업 CEO

지난 몇 년 동안 불법 사이트와 범죄 조직간 관련성을 조사하던 사이버 보안 기업 그룹-IB(Group-IB) CEO인 일리야 사치코프(Ilya Sachkov)가 해외 첩보 조직에 데이터를 전달했다는 반역죄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룹-IB는 사치코프 CEO가 결백하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2021년 9월 27일 그룹-IB 본부를 수색해 28일 사치코프 CEO를 체포했다. 법원 명령에 따라 사치코프 CEO는 최소한 2개월은 구속될 전망이다. 만일 재판에 의해 반역죄가 인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치코프 CEO는 반역죄 혐의를 부인하고 해외 정보기관과 협력해 러시아 이익에 풍문 피해와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 걸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또 사치코프 CEO에 대한 기소는 기밀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룹-IB는 공식 사이트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치코프 CEO는 무죄라면서 그가 구속되어도 공동 설립자인 드미트리 볼코프가 CEO를 대리해 정상적으로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치코프 CEO는 그룹-IB CEO인 동시에 러시아 바우만공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6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주목해야 할 30세 이하 청소년 30인에 선정되기도 한 인물이다. 과거에는 뛰어난 기업가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치코프 CEO가 설립한 그룹-IB는 현재 싱가포르 법적 기반 사이버 보안 기업이다. 그룹-IB는 지금까지 러시아 저작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2019년 불법 해적판 스트리밍 사이트에 수만 건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거대한 불법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국 영화산업단체인 모션픽처협회는 해당 해적판 CDN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사이버 보안 기업으로서 전 세계 법 집행 기관과 계약하고 온라인 범죄 조사도 실시했다. 사이버 보안 싱크탱크(Global Commission on the Stability of Cyberspace)에 게재된 사치코프 CEO 프로필에 따르면 러시아와 당국 사이버 범죄 분야에서 주목받은 조사 80% 이상에 관여했다고 한다.

익명 관계자는 사치코프 CEO가 사이버 보안 업계에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항상 법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며 어쩌면 그가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는 일을 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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