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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암살, 범인은 AI 로봇?

지난 2020년 11월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Mohsen Fakhrizadeh)가 누군가에게 암살됐을 때 이란 언론은 이스라엘과 이란 국외 반체제 조직에 의한 것으로 인공위성을 통해 제어되는 로봇 무기에 의해 수행됐다는 믿기 어려운 정보를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보도는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암살에 대해 이란과 이스라엘 정부는 모두 공식적으로 로봇 무기가 사용된 걸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이란 핵무기 개발 전문가인 파크리자데 암살에 사용된 건 벨기에제 FN MAG 기관총에 AI와 여러 카메라로 먼 제어 가능한 기구를 갖춘 분당 600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로봇 병기였다는 것. 암살자는 작전을 위해 이 로봇 병기를 부품별로 세분화해 이란 국내에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 로봇 병기를 길가에 방치된 픽업트럭에 두고 자동차로 이동 중인 파크리자데를 위성을 통해 원격 제어로 공격했다고 한다. 총에 장착한 AI는 카메라 센서로 자동차로 이동 주인 파크리자데의 얼굴 인식 식별 기능을 갖고 있으며 사격할 때 표적 이동 편차 수정이나 총기 반동 제어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로봇 병기는 차량 밖으로 나온 파크리자데가 치명상을 입을 때까지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다만 AI 얼굴 인식 정확도가 낮아 따로 준비한 다른 카메라를 장착한 차량에서 파크리자데를 특정하는 일을 지원했다고 한다. 또 범행 이후 공작원은 증거 인멸을 위해 로봇 병기를 탑재한 픽업트럭을 상당량 폭발물로 폭파했지만 로봇 병기 본체 부분이 폭발로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와 범행 개요를 알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로봇 병기를 이용하는 건 마치 첩보 영화 같은 얘기지만 기술적으로는 놀랄 일은 아니다. 총을 로봇화해 원격 조작하고 주변 상황을 허술하게 할 수 있으며 무인 항공기를 비행할 때와 같이 경보를 발령하지도 않는다. 계획대로 픽업트럭과 로봇 무기가 완전 파괴됐다면 이란 당국은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알 수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보도가 맞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스파이 활동이 당연하게 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암살자는 직접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표적을 노릴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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