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모델에서 입자 행동을 시뮬레이션한 연구에서 손을 20초간 씻는 것으로 피부에서 효과적으로 바이러스가 제거될 수 있다는 게 다시 나타났다. 이는 바이러스나 병원균 존재가 알려지기 전에 손씻기 중요성을 발견한 19세기 헝가리 의사 이그나즈 세멜 바이스(Semmelweis Ignác Fülöp) 주장을 물리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19세기 중반 손씻기 효과를 밝혀내고 이후 의료 현장에선 170년 이상 손씻기에 힘을 써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손씻기 효과를 유체역학적으로 검증한 논문은 지금까지 하나도 발표되지 않았다.
영국 컨설팅 기업 해먼드컨설팅(Hammond Consulting Limited) 과학자 폴 해먼드는 수학 모델을 이용해 손씻기를 하는 동안 바이러스와 세균 입자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해먼드 모델에선 피부가 거친 표면을 가진 물체로 정의되고 이는 유체 얇은 막을 사이에 두고 스치는 걸 상정해 손씻기 모습을 재현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손 표면에 흡착된 입자를 액체에 옮기려면 어느 정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는 손에 묻은 입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손을 비비는 움직임을 빨리하고 씻어 물 속도를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해먼드는 이 결과에 대해 손 움직임이 너무 느리고 액체 흐름에 의해 생기는 힘이 입자를 손 표면에 유지할 힘이 없지만 반대로 손 움직임이 빠르면 입자가 제거할 수 있다며 이는 셔츠에 묻은 얼룩을 빨리 문지르면 문지르는 정도로 얼룩이 떨어지기 쉽다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또 손 움직임 속도 등 변수를 합리적인 값으로 설정하면 입자를 손 표면에서 없애는데 필요한 시간은 20초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손 위생 지침에서 권장하는 손씻기 시간과 거의 동일하다. 해먼드는 이번 연구는 비누가 바이러스 입자를 파괴하는 효과 등 화학적 내지 생물학적 작용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손씻기 효과 모두가 해명된 건 아니지만 앞으로 다양한 연구를 위한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