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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척 이상 군함 위치 정보를 누군가 다르게 위장?

자연 보호 기술 비영리 단체인 스카이트루(SkyTruth)와 글로벌피싱워치(Global Fishing Watch)가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2020년 8월 이후 적어도 유럽 14개국, 러시아와 미국 100척 이상 군함 위치 추적 정보가 실제와 다른 위치에 표시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법에 의해 소형 상업용 선박을 뺀 모든 선박은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트랜스폰더 탑재가 의무화되어 있다. AIS 트랜스폰더는 GPS 데이터를 이용해 몇 초마다 탑재 선박 아이디와 위치, 항로 진행 속도를 주변에 위치한 다른 선박에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장치다. AIS 신호는 자동으로 방송되기 때문에 밤이나 폭풍우가 쳐도 인근 항해 선박이 서로 접근하거나 충돌하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AIS 신호 분석은 괴선박 탐지 등에도 사용된다.

물론 은밀 행동을 필요로 하는 군용 선박은 AIS 방송을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혼잡하기 쉬운 해역이나 항구 부근을 항해할 때에는 이를 사용해 항해한다. 분석팀은 AIS 사용과 식별 패턴을 이용한 검증 가능한 위치 데이터 비교를 통해 실제와 다른 위치를 보인 군용 선박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GPS 위치 정보에 대해 다른 위치에서 선박이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가짜 AIS 데이터를 발견한 것이다.

왜 선박 위치를 속일 필요가 있는지 누가 뭘 위해 이렇게 했는지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이런 데이터 위장 패턴은 러시아를 기반으로 한 조직 특징이라고 밝히고 있다. AIS 위장 선박은 상당수가 유럽 국가나 나토 회원국 함선이며 일부는 크림과 흑해, 칼리닌그라드 등 분쟁 지역 근처에 침공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만일 러시아 정부가 한 것이라면 이런 정보를 자국 내에 의도적으로 공개해 유럽과 나토를 침략자를 국민에게 선전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선박 위치 정보 뿐 아니라 러시아는 구미 각국에 종종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 받고 있다. 가짜 계정을 이용하거나 이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거나 정치적 긴장을 부추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건 러시아에 얽힌 해킹 사례에서 알 수 있다. 만일 정말 러시아가 AIS 정보를 조작한 것이라면 군 함선 AIS를 교란시켜 직접 교전에 이르지 않고도 국제적 불안이나 긴장을 부추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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