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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소니뮤직, DNS업체에 불법 배포 사이트 차단 명령 승리

소니엔터테인먼트 독일이 무료 DNS 리졸버 쿼드9(Quad9) 재판에서 불법 배포 사이트에 대한 액세스를 차단하는 법원 명령을 이끌어냈다. 쿼드9가 금지 명령이 다양한 범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항소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DNS 리졸버는 사용자가 도메인명에 지정된 웹사이트에 액세스하기 위해 DNS 서버에 쿼리해 IP 주소를 알아내는 소프트웨어다. 쿼드9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비영리법인 쿼드9재단(Quad9 Foundation)이 운영하는 DNS 리졸버이며 기본 ISP 또는 상용 DNS 구성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쿼드9는 목록에 등록된 악의적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어 악성코드 피싱과 스파이웨어 봇넷 등 위협으로부터 컴퓨터를 보호한다.

언뜻 보면 불법 콘텐츠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쿼드9지만 독일에선 쿼드9 등 DNS 리졸버가 불법 사이트에 노출되는 허점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독일에선 2021년 3월 주요 ISP와 저작권자가 협력해 CUII라는 독립기관을 설립하고 온라인 불법 복제 방지 노력을 시작했다. 이런 노력은 CUII이 해적판을 전달한다고 의심되는 웹사이트를 심사하고 해적판 배달 사이트로 인정된 경우 ISP가 해당 사이트에 대한 액세스가 차단되는 구조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 참여하지 않은 DNS 리졸버에선 불법 배포 사이트에 대한 액세스를 차단하지 않기 때문에 DNS 확인을 쿼드9 등으로 전환해 규제를 피해버린다. 그래서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독일이 쿼드9에 불법 음악 파일을 전송하는 웹사이트를 차단하라며 소송을 걸었다.

6월 18일 법원은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독일 측 호소를 인정하고 쿼드9에 불법 배포 사이트에 대한 액세스를 차단하라고 지시하는 금지 명령을 내렸다. 만일 쿼드9가 금지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법 배포 사이트에 DNS 쿼리당 25만 유로 벌금이나 2년 징역이 부과될 수 있다고 한다.

쿼드9는 법원 명령에 대해 쿼드9는 제기된 저작권 침해 당사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공식 사이트를 통해 반박하고 어디까지나 DNS 리졸버로서 역할을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는 침해에 대해 자신의 작품을 보호할 권리가 있지만 당사자와 무관한 타사 DNS 리졸버에 액세스 차단을 의무화하는 건 위험한 전례가 된다는 것이다.

쿼드9 측은 이번 금지 명령 주장은 본질적으로 특정 당사자 또는 매커니즘에 대한 액세스를 거부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한 경우 비용이나 성공 가능성에 관계없이 주문형 차단을 법률로 의무화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 선례가 인정되면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웹브라우저, 운영체제, IT 네트워크 관리자, DNS 서비스 운영자 등 당사자가 아닌 타사에도 유사 금지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태도와 관계없이 DNS 리졸버 등 제3자에게 저작권 침해 책임을 묻는 게 위험하다는 호소다.

또 쿼드9재단 측은 자사 지원은 소니를 더 풍부하게 하는 게 아니라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쿼드9는 이번 금지 명령에 항소하고 이의를 제기했다. 법원 명령 직후 쿼드9 지원용 페이팔 계정에는 지금까지보다 900%에 달하는 지원금이 모였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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