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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업급여 얼굴인식 시스템, 미인식 문제 골머리

미국에선 실업보험을 부정 수급하려는 사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신청자가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술이 본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실업 급여 지급을 거부한 사람들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I에 의한 얼굴 인식 기술은 보통 여성과 유색 인종을 구별하는 능력이 백인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가 된 건 실업 수당 신청자가 ID.me에 얼굴 인식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절차를 보류, 문제 해소를 위해 ID.me에 연락하려고 해도 며칠에서 몇 주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SNS에선 ID.me에 대한 불만 관련 게시물이 많이 보인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해 이미 실업 수당을 받던 계정 140만 명이 갑자기 비활성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다시 ID.me에서 얼굴 인식을 거쳐야 수당을 수급할 수 있었다. 이 절차에도 몇 주 기다려야 하는 사람이 잇따르면서 그동안 생활비에 고충을 겪어야 했다. 이런 문제는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어 콜로라도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에서도 ID.me 도입 전에는 문제없이 수당을 수급할 수 있던 사람이 ID.me에 얼굴인식을 도입하면서 몇 개월간 수당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ID.me CEO인 블레이크 홀은 ID.me 기술은 99.9%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에 따르면 ID.me 얼굴 인식은 대량 얼굴 사진 샘플에서 조사하고 싶은 얼굴을 찾는 게 아니라 운전면허증 등으로 표시되는 얼굴 사진과 비교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또 피부색이 얼굴 인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얼굴 인증 실패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예를 들어 신청에 사용한 사진 얼굴 문제로 인식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ID.me에서 본인 확인을 하지 못한 대상자는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인식이 안 된 사용자 입자에서 이 설명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시대로 절차를 진행했지만 인증 거부가 3회 이상 이어져 아무런 설명 없이 시스템에서 차단됐다고 호소한다. ID.me 지원 채팅에 연락했지만 3주간 방치됐고 SNS에 불만을 터뜨리자 곧바로 연락이 와서 며칠 뒤 신원 확인이 됐다는 사람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홀은 ID.me 시스템을 시장에 대한 미국 실업수당 부정 소급 금액을 예로 들어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금액은 2월에는 1,000억 달러라고 말했지만 몇 주 뒤에는 2,000억 달러로 언급되고 다음 달에는 3,000억 달러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악시오스(Axios)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4,000억 달러가 실업 수당 사기로 수급되고 있다고 한다. 홀은 이런 수치 변화에 대해 데이터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해서도 금액을 어떻게 산출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고 있다.

미국 노동부 보고서는 2020년 3월부터 10월 사이 부정 가능성이 있는 실업 급여 부정 수급 적발 금액은 56억 달러라고 한다. 최근 데이터는 손실 금액이 실제로는 더 큰 것으로 시사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수백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ID.me 기술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더라도 이 사건은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얼굴 인식을 제한하고 싶다고 바라는 이유 중 하나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에 문제가 없더라도 99.9% 정확도로 칭송받는 시스템에도 많은 사람이 원래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99.9% 정확도라도 시민 생황에 관한 절차를 밟는 시스템은 앞으로 더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게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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